[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1차 컷오프를 지나며 본격화되고 있다. 2차 컷오프를 앞두고 TV 토론회가 시작되면서 6차례의 토론회가 경선 판세에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당내 유력 대권주자 타이틀을 거머쥔 상황이지만 토론에는 홍준표 의원·유승민 전 의원 등 쟁쟁한 정치 선배들이 우위에 있다는 시각이 많다.
16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1차 예비경선(컷오프)을 통과한 안상수·원희룡·유승민·윤석열·최재형·하태경·홍준표·황교안(가나다 순) 후보 8명은 이날(16일) 첫 토론회를 시작으로 10월15일 2차 컷오프까지 총 6차례 토론 대결을 벌인다.
지금까지 발표회나 면접 방식 등으로 진행된 경선 프로그램과 달리 후보들간 치열한 공방이 가능한 실질적인 토론이 시작된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토론회가 당 유력 대권주자인 윤 전 총장에게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토론 경험이 전무하다시피 한 윤 전 총장과 달리 홍준표 의원·유승민 전 의원·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풍부한 정치 경험을 바탕으로 토론에 능한 모습을 보여왔다.
이들은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윤 전 총장에게 집중된 관심을 일정 부분 끌어온다는 전략을 내비치고 있다.
유 전 의원은 4선 의원 출신인 데다 지난 19대 대선 출마 경험으로 정치 관록이 상당하다. 그는 19대 대선 첫 TV 토론회가 열렸던 지난 2017년 4월 한 여론조사에서 문재인·안철수 등 당시 후보들을 제치고 '토론을 가장 잘한 후보'로 꼽히기도 한 만큼 경선 토론회에서 반전 모멘텀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원 전 지사 측도 TV토론을 반전의 계기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역시 수년 간의 정치경험을 통해 토론 기술을 갖춘 원 전 지사인 만큼 토론회는 그간 제시한 공약을 바탕으로 국민을 설득할 좋은 기회라는 것이다.
최근 범야권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이미 윤 전 총장을 앞지르기 시작한 홍 의원은 지난 15일 토론회 각오를 묻는 질문에 "원래 하던 대로 하겠다. 특별히 준비할 것도 없다"고 여유를 드러냈다. 지난 대선에서 자유한국당 후보로 본선에 나섰던 홍 의원도 말로는 누구에게도 쉽게 밀리지 않는다.
토론에서 '상대적 약체'로 평가받는 윤 전 총장이 향후 쟁쟁한 토론 맞수들을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당 경선 지형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총장은 정치 선언 이후 잇단 실언 논란으로 설화를 빚어왔다. 그의 설화가 단순 말실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사회에 대한 고민과 정책 역량이 근본적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윤 전 총장이 토론회에서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고 예상을 뛰어넘는 실력을 보인다면 최근 고발 사주 의혹과 실언 논란 등으로 정체 국면을 보이는 지지율이 다시 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
한 정치 평론가는 "토론회로 지지가 한꺼번에 사라지거나 없던 지지율이 갑자기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정치 신인인 윤 전 총장이 가진 사회에 대한 고민, 정책 역량이 부족하다는 점이 반복해서 드러나면 1위 자리를 빼앗길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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