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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물가격지수 치솟고 수출국은 ‘빗장’ ‘총성없는 식량전쟁’ 불안정성 커지나[첫 국가식량계획]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16 18:14

수정 2021.09.16 18:14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제사회에 '총성 없는 식량전쟁'이 진행되고 있다. 각국이 방역을 이유로 국경에 빗장을 걸어잠그면서 먹거리 수출입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지난 3월부터 밀 수출을 멈췄고 우크라이나도 6월까지 밀 수출을 멈췄다. 문제는 식량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수입해오는 우리나라가 이렇다 할 대책조차 마련하지 않았던 것이다. 정부의 이번 국가식량계획이 '사후약방문'이란 비판을 듣는 이유다.


16일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지난 1월 113.3에서 2월 116.4, 3월 119.1, 4월 121.9, 5월 127.8 까지 5개월 연속 상승했다. 6월과 7월 전월 대비 하락하는 듯했지만 8월 전월(123.5p) 대비 3.1% 상승한 127.4p를 기록하며 3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특히 곡물가격지수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96.4p였지만, 지난해부터 가파르게 치솟아 올해 8월 현재 127.1p까지 31.9%가량 치솟은 상태다.

식량가격이 치솟고 있지만 일본은 걱정이 덜하다. 일본은 호주와 양자 협력관계를 구축해 둔 덕분에 비상시에도 호주(2020년 말 1520만t 생산)로부터 밀을 수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2014년 호주와 양자 간 경제파트너십협정(EPA)을 맺었고, 호주는 수출금지를 취하지 않도록 합의했다.

멕시코도 지난 2007년 상반기 이른바 '토르티야 위기' 이후 선도계약 프로그램이라는 자국의 식량안보를 위한 장치를 마련했다. 멕시코의 주식인 토르티야 재료인 옥수수 생산을 장려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옵션 매입을 통해 생산자는 계약 가격보다 유리한 가격에 판매하고 구매자는 계약 가격보다 유리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멕시코가 2011년 국제곡물가격 급등 영향을 피할 수 있던 비결이다.

지난 2001년 곡물 순수입국이 된 중국은 중국농업발전그룹, 충칭식량그룹, 헤이룽장농간총국 등 국유기업을 통해 글로벌 메이저 곡물회사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특히 지난 2016년 대규모 국유기업인 중량집단유한공사(COFCO)는 네덜란드 곡물회사 니데라 지분 100%를 인수해 아처 대니얼스 미들랜드, 번지, 루이 드레퓌스, 글렌코어 등과 더불어 세계 6대 곡물회사로 꼽히게 됐다. COFCO는 이 중 유일한 국유기업이다.

이에 비해 우리는 민간기업 팬오션과 포스코인터내셔널을 통해 각각 미국 EGT 곡물터미널 지분 36.25%과 우크라이나 곡물터미널 지분 75%를 확보 중이다.
단 이들 기업을 통해 공급된 물량은 모두 사료용으로 각각 19만7000t, 6만8000t에 그친다. 국가식량계획을 통해 쌀 비축량을 45만t으로 10만t 확대키로 했지만 '제2의 주식'인 밀 비축량은 지난해 기준 853t으로 전년 1만20t 대비 91.6% 급감했다.
우리 국민 하루 소비량의 7분의 1에도 못 미친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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