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인권위 "언론중재법 개정안 자유 위축 가능성…신중히 검토해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17 12:00

수정 2021.09.17 12:00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사진=뉴스1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사진=뉴스1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언론중재법 개정안과 관련해 "언론 자유 위축 가능성을 고려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17일 표명했다.

인권위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개정안)'에 대해 "'언론의 책임성을 강화하려는 개정 법률안의 취지에는 공감하나, 일부 신설조항이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므로, 이를 입법함에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국회의장에게 표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언론 등이 고의 또는 중과실에 따른 허위・조작보도를 통해 재산상 손해를 입히거나 인격권 침해 또는 그 밖의 정신적 고통을 발생케 한 경우, 언론 등에게 피해에 따른 손해액의 5배를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징벌적손해배상책임을 지울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권위는 "허위・조작정보의 폐해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진실 보도의 중요성을 환기함으로써 언론 등의 책임성을 강화하려는 개정 법률안의 취지에는 공감한다"고 전했다.

다만 "언론보도에 대한 규제 강화는 필연적으로 우리 헌법에서 보장하는 언론 및 표현의 자유 제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기본권 제한에 요구되는 '과잉금지의 원칙'이나 '명확성의 원칙' 등이 엄격하게 준수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엿다.


인권위는 개정안에서 규정하고 있는 '허위・조작보도'의 개념이나 징벌적손해배상의 성립요건과 관련한 고의・중과실 추정 조항의 경우 그 개념이 추상적이고 불명확하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정치적 성향이나 이념과 다른 비판적 내용을 전달하는 언론 보도나 범죄, 부패, 기업 비리 등을 조사하려는 탐사 보도까지도 징벌적손해배상의 대상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언론보도에 대한 '위축효과'를 가져올 우려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인권위는 '허위・조작보도'의 개념에는 최소 △허위성 △해악을 끼치려는 의도성 △정치적, 경제적 이익을 얻으려는 목적 △검증된 사실 또는 실제 언론보도가 된 것으로 오인하게 하는 조작행위 등의 요건 등이 포함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를 어느 정도 구체화해 명시함으로써 언론보도에 대한 위축효과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아울러, 기존의 불명확하고 추상적인 요건을 담은 고의・중과실 추정 조항은 삭제하도록 하되, 이 경우 피해자가 지게 되는 입증책임의 부담이 과도해질 수 있어 당사자 사이의 입증책임을 적절히 조절하도록 하는 별도조항 마련이 필요하다는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이외에도 인권위는 개정안이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까지도 징벌적손해배상의 대상에 포함하는 것은 매개자인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를 뉴스 생산자와 동등한 취급을 함으로써 필요 이상의 책임을 부여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헌법 및 자유권규약에서 보장하고 있는 언론의 자유를 포함한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지 않고 언론의 공적 책임과 조화롭게 보장될 수 있도록, 언론중재법이 신중한 검토를 통해 개정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