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경선 앞두고 이재명·이낙연 감정 격화
민주당 경선 과열로 본선 악재 우려도 나와
[파이낸셜뉴스]
민주당 경선 과열로 본선 악재 우려도 나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후보가 '수박'이라는 호남 비하 발언을 놓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전국의 민주당 대의원과 권리당원 71만9847명 가운데 20만여명이 밀집된 호남 경선을 앞두고 두 후보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오늘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사용한 '우리 안의 수박 기득권자들'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를 놓고 이낙연 캠프 대변인 이병훈 의원은 어제(22일) "수박이란 표현은 홍어에 이어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가 쓰는 용어로 5·18 희생자를 상징하는 표현이다. 호남인의 자존심이자 5·18 희생 영령들에 대한 모독이다"며 이재명 후보를 비판했다.
김종민 의원도 "일베가 조롱하며 쓰는 용어를 이재명 후보가 같이 쓰고 있다. 아니더라도, 몰랐더라도 안 쓰면 되지 왜 자꾸 쓰려 하냐"며 "수박이란 용어는 전형적인 색깔론의 용어다. 겉은 파랗지만 안의 사상은 빨갱이란 지칭이 수박이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이재명 후보는 22일 서울 동작소방서를 방문한 뒤 '수박 기득권' 발언 논란을 해명했다. 그는 "겉과 속이 다르다는 일상 용어를 그렇게까지 해석하며 공격할 필요가 있나"며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진화에 나섰다.
이재명 후보의 수석대변인 박찬대 의원도 "이낙연 캠프가 수박을 호남과 연결하는 건 유감이다. 셀프 디스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호남의 동정을 이끌기 위한 무리가 아닐까"라고 반박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 경선의 승부처인 호남 경선의 승리를 위해 펼쳐지는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후보간 싸움이 같은 당이 아니라고 여겨질 정도로 격화되고 있다"면서 "정권재창출을 위한 민주당 경선이 과열로 인해 본선에서 악재로 작용할 지 우려될 정도"라고 말했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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