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노디·안정송 지사 후손에 건국훈장 애족장 추서
현직 대통령 해외 현지서 건국훈장 직접 추서 첫 사례
文, 안창호 선생 손자 소개…교민들과 일일이 인사도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하와이대학교 한국학연구소에서 거행된 독립유공자 훈장 추서식에 참석해 두 지사의 후손에 건국훈장 애족장을 직접 추서했다. 현직 대통령이 독립유공자 훈장을 해외에서 직접 추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외 독립지사의 위국헌신을 잊지 않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훈장 추서식이 거행된 하와이대학교 한국학연구소는 해외 최초이자 미주 최대 규모의 한국학 연구기관이다.
두 지사는 하와이 이민 1세대로 일제강점기 독립자금 모금을 지원하고, 대한민국 정부수립에 기여한 공적을 뒤늦게 인정받았다. 국가보훈처는 올해 제102주년 3·1절에 두 지사에게 각각 건국훈장 애국장을 수여했고, 유엔총회에 참석한 문 대통령이 귀국길에 하와이를 찾아 직접 훈장을 추서했다.
하와이는 근대 대규모 한인 해외 이주가 시작된 곳이자 해외동포의 독립자금 모금운동이 가장 활발했던 곳이라는 점에서 문 대통령이 독립유공자 훈장을 직접 추서한 것에 각별한 의미가 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故김노디 지사는 대표적인 여성독립운동가다. 일제강점기 대한부인구제회 임원으로 활동하며 독립운동 자금을 적극적으로 모집했다. 한인기독학원 사감을 맡는 등 여성교육 기관 설립에도 힘써 왔다. 1921년 이후 미국 각지를 돌며 주권을 침탈 당한 조선의 사정을 선전했다.
故안정송 지사는 한인합성협회 부회장과 대한인국민회 총회장 등을 지낸 고 안원규 지사의 배우자다. 남편을 도와 하와이 지역 학생들에게 민족의식과 어학 교육에 힘썼다. 광복 후에는 재미한족연합위원회 일원으로 대한민국 정부 수립에 기여했다.
이어 "118년 전 102명으로 시작한 하와이 동포사회는 이제 7만 명 공동체로 발전했다. 미국 전체로는 250만 명의 동포사회가 형성됐다"며 "이민 1세대들의 헌신 위에서 후손들은 미국 사회로 당당히 진출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각 방면에서 지역사회와 미국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도산 안창호 선생의 손자 로버트 안이 독립유공자 후손으로 추서식에 참석했다고 직접 소개하고 "대한민국은 지금 선생이 그토록 염원하던 정의롭고 강한 나라, 나와 이웃이 함께 잘사는 나라, 국경을 넘어 상생과 협력을 실천하는 나라로 향해 가고 있다. 동포 여러분의 하나된 마음이 큰 힘이 됐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동포 여러분 덕분에 한미동맹이 자유와 평화,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공유하는 가장 모범적이며 위대한 동맹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며 "한미 양국은 앞으로도 변함없이 한반도와 동북아,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굳건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해외 독립유공자의 공적을 발굴하고, 후손을 한 분이라도 더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추서식에 학계·교육계·경제계 등 하와이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있는 동포들도 초청했다. 하와이에서 서민주택을 제공해 온 티모시 이씨, 2017년 하와이주(州)로부터 올해의 교사상을 수상한 워싱턴 중학교 수학교사 박성만씨가 초청받았다.
한편 추서식을 마친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행사장 맞은 편에 모인 교민들 쪽으로 이동해 교민들과 일일이 주먹인사를 나눴다. 교민들은 "문재인"을 연호했다. "사랑합니다", "건강하세요"라며 취임 후 처음 하와이를 방문한 문 대통령 부부를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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