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수도 나이로비 빈민가 할머니들 정기 태권도 수련
코로나 팬더믹 이후 케냐 노인 여성들 대상으로 성범죄 늘어나
[파이낸셜뉴스]
코로나 팬더믹 이후 케냐 노인 여성들 대상으로 성범죄 늘어나
아프리카 케냐의 60대와 70대 할머니들 사이에서 '태권도 열풍'이 불고 있다. 이 할머니들이 성폭행범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태권도를 수련하는 것이다.
오늘 23일 AP통신에 따르면 케냐 수도 나이로비 코로고초 빈민가에서 60세 넘는 노년층 여성들이 성폭행범에 맞서기 위해 매주 목요일 태권도 방어기술을 배우고 있다. 이 수련회에는 자신의 나이가 110세 전후라고 주장하는 여성 윔부이 은조루지도 참여하고 있다.
태권도 수련회를 이끄는 제인 와이타게니 키마루는 "수업에 늦게 도착하면 윗몸 일으키기와 팔벌려뛰기 등과 같은 벌칙을 받는다"고 했다.
코로고초와 같은 빈민가는 과부와 미혼모가 많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이라 특히 성범죄에 취약하다. 케냐 정부는 코로나19 이후 전국적으로 최소 5000건의 성폭력 사례가 보고됐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에는 나이든 여성들이 성범죄 표적이 되고 있다. 태권도 수련회 회원인 70대의 한 여성은 "나도 여러 차례 성폭행 시도를 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때문에 태권도 훈련에 합류했다. 나를 방어하는 방법과 가해자를 두려워하지 않는 방법을 배우는 데 정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70대의 또 다른 수련생은 "어느 날 나를 강간하려는 지인에게 공격을 받았지만 방어할 능력이 없었다"며 "지금처럼 훈련을 잘 받았다면 손가락으로 그의 눈을 찌르고 신체 중요 부위를 발로 찬 뒤 인근 파출소에 신고했을 것이다"고 했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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