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뉴스1) 이지선 기자 = "차가 아니라 살인무기에요. 제발 고쳐만 주세요."
수년 전 고가의 외제차를 구입한 김모씨(59)의 하소연이다.
김씨는 지난 3일부터 전북 전주시 만성동에 위치한 한 자동차 전시장 앞 주차장에 본인 소유의 차을 세워놓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벌써 3주째 이어져온 시위다.
차 외관은 래커와 절연테이프로 쓴 '살인무기', '살상무기', '반성하라', '불량품' 이라는 글자로 도배가 돼 있었다.
김씨가 이렇게까지 화가 난 이유는 무엇일까.
김씨는 2016년 6월 이 차를 구입했다. 가격은 1억8000여만원이었다.
하지만 김씨는 구입 후 4개월 쯤 지난 시점, 엔진결함을 이유로 수리센터에 차를 입고시켜야만 했다. 엔진 경고등이 뜨고 엔진 출력이 급격하게 저하되는 현상 때문이었다.
처음엔 고치고 나면 괜찮아 질 줄 알았다. 하지만 이후 보증 기간인 5년 간 이같은 일이 십여차례나 반복됐다.
고속도로 1차로를 달리던 중 갑자기 시동이 꺼져 멈춰서기도 했고, 일반 도로에서도 출력저하 현상이 수없이 발생했다는 게 김씨 주장이다.
보증기간이 지난 올해에도 두 번이나 비슷한 일을 겪자 김씨는 시위를 결심했다.
김씨는 "몇 번 죽을 고비를 넘긴 후로는 이 차를 타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가 돼 버렸다"며 "2억원 가까이 하는 차인데 세계적인 브랜드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해당 서비스센터에서는 단순 수리로 해결할 수 있다는 답변을 해왔다"며 "부품을 교체하고 고쳐 타기를 반복하는 것도 지친다"고 하소연했다.
김씨는 지난 17일 자동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억울함을 호소했었다.
이와 관련한 회사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공식적인 답변을 들을 수는 없었다.
한 센터 측 관계자는 "공식적인 입장은 아직 없다"며 "따로 내용이 나오면 다시 연락주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우리도 억울한 상황"이라며 "이미 구입한 지 6년이 지나 보증기간도 끝난 차를 새차로 바꿔줄 수도 없지 않느냐"고 푸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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