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내 월급은 200만원, 누군 퇴직금 50억" 허탈한 2030

김해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29 18:04

수정 2021.09.29 18:46

대장동 개발 특혜 논란 확산
젊은 세대들 "또 아빠찬스냐"
분노 넘어 냉소 "로또나 사자"
29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서 2022 대선대응 청년행동 관계자가 곽상도 의원 아들의 50억 퇴직금을 비판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뉴스1
29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서 2022 대선대응 청년행동 관계자가 곽상도 의원 아들의 50억 퇴직금을 비판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뉴스1
곽상도 의원 아들이 '화천대유'에서 퇴직금 50억원을 받은데 이어, 박영수 전 특별검사 딸도 대장동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다. 20-30대 젊은층 사이 에서는 아빠 찬스로 특혜를 받은 거 아니냐며 박탈감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논란으로 2030 청년들의 속이 곪고 있다. 특히 사업 시행사 '화천대유'에서 일했던 곽상도 무소속 의원의 아들과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딸이 각각 퇴직금 50억원과 아파트 분양을 받았다는 것에 청년들은 분노와 허탈감을 표출했다.

29일 사회 초년생 권모씨(28)는 "누구는 고작 몇 년 일하고 퇴직금이라고 한번에 50억원을 받아가는데 취업난에 헐떡이다가 회사원이 되면 뭐하나 싶다"며 "그들과 우리가 같은 세상에 살고 있는 게 맞는지 의심스럽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매달 10만원씩 주택 청약 저축을 하고 있다는 직장인 서모씨(32)는 "이렇게 10년 넘게 넣어도 될까 말까라는데 누구는 단숨에 아파트를 분양받는다"며 "부모님 잘 만나서 좋겠다는 생각에 이르면 비참해진다"고 토로했다.


2030의 허탈감은 자조와 냉소로도 이어졌다. 3년차 직장인 임모씨(27)는 "집 사려고 열심히 일하고 재테크해 봤자 '금수저'를 이길 수 없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며 "로또나 사야겠다"고 농담하듯 말했다. 4년차 직장인 양모씨는 "세상에 불합리한 일이 너무 많아서 그냥 그런가 보다 한다"며 "처벌이니 뭐니 해도 결국 대충 넘기고 다들 잘 살길래 바뀔 거라는 기대가 없다"고 체념한 듯 말했다.

3년째 공무원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정모씨(30)는 "월급 200만원이 급해 하루빨리 시험에 붙는 게 '지상 과제'인 나한테는 (대장동 개발 논란이) 딴 나라 얘기 같다"며 "시험 통과도 못하고 있는 내가 참 못나게 느껴진다"고 씁쓸해 했다. 대학생 A씨(23)는 "내년이면 졸업이어서 진로 고민도 많고 불안한데 요즘 뉴스를 보고 있으면 시작하기도 전에 기운이 빠질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지난 2015년 '성남 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 시행사로 선정된 '성남의뜰' 컨소시엄에서 지분이 1%밖에 안 됐던 화천대유가 수천억원을 챙겼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특혜 논란이 일었다. 그 와중에 곽상도 의원의 아들 곽모씨가 화천대유에서 일했으며 퇴직금 등의 명목으로 50억원을 수령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더 거세졌다.
곽씨는 지난 26일 입장문에서 자신이 화천대유에서 업무를 과중하게 해 병을 얻은 것이 퇴직금 산정에 반영됐으며 실수령액은 28억원이라고 해명했다.

박영수 전 특검의 딸 박모씨도 화천대유 직원이었으며 지난 6월 회사가 가지고 있던 아파트를 분양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분양가가 6억~7억원 정도였던 아파트의 호가는 현재 15억원 가까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김지환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