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조사'라더니…닫힌 대문 틈 들여보다가 개 짖는 소리만
與 "오늘 조사활동 시작으로 흑막이 낱낱이 드러나기를"
해당 주택 중개한 부동산 찾았지만 문 잠겨 '별무소득'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진성준·천준호·장경태 의원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위치한 김모씨 소유의 주택을 찾아 현장조사에 나섰다.
이 집은 윤 전 총장의 아버지 윤기중 명예교수가 지난 2019년 김만배씨 친누나로 알려진 김모씨에게 19억원에 매각한 2층 단독주택이다. 김모씨는 대장동 개발 사업 시행사인 '성남의뜰'에 주주로 참여한 천화동인 3호 사내이사이며 천화동인 3호는 성남의뜰에 872만원을 투자해 최근 3년 새 101억원을 배당받았다.
민주당은 경제지 법조기자를 오래 했던 김만배씨의 누나와 당시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되기 직전이던 윤 전 총장의 부친이 주택을 거래한 것을 놓고 "우주의 기운이 모여야 가능한 우연"이라며 사실상의 뇌물 아니냐는 시각을 갖고 있다.
김만배씨와 윤 전 총장 간 연결고리를 부각시킴으로써 그동안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를 향했던 대장동 의혹을 '윤석열 게이트'로 국면전환하려는 공세도 취하고 있다. 이날 민주장 국토위원들의 현장조사도 쟁점화를 위한 여론 환기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현장조사'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민주당 의원들은 기존에 제기됐던 의혹만 반복한 채 돌아왔다.
대지면적 314.4㎡, 건물면적 192.2㎡의 넓직한 이 집은 이날 민주당 의원들과 취재진 이외에 지나다니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조용한 주택가 골목에 자리잡고 있었다.
이어 "이 거래가 어떻게 이뤄지게 됐는지, 또 이 거래의 이면에는 어떤 흑막이 있는지 소상하게 조사하고 밝혀야 될 책무가 있다고 생각하고 이번 국감 기간을 활용해서 진상을 정확히 규명하겠다"며 "오늘 조사 활동을 시작으로 부동산 개발에 얽힌 흑막이 낱낱이 다 드러나는 계기가 되길 소망한다"고 했다.
천 의원도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으로 거론될 무렵 부친이 급매물로 내놓은 집을 김만배씨 친누나이자 천화동인 3호 투자자가 매수한 것을 그냥 우연이라고만 이야기하기에는 로또 당첨급의 확률이지 않느냐 생각해본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여러 공인중개사 부동산에서는 이 매물 나온지도 몰랐다는데 어떻게 이렇게 급매물 계약이 잘 이뤄졌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김만배씨 친누나가 대출까지 받아가며 중도금 잔금을 현금 계좌이체까지 하면서 무리하게 거래했는지, 또 친절하게도 30억원 이상 고가 주택의 경우 많은 증여세가 필요한데 증여세를 내지 않게끔 헐값으로 도와준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했다.
김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매입 직후 이 집을 다른 사람에게 월세를 놓았다고 밝혔다. 김씨나 윤 전 총장과는 무관한 사람이 살고 있는 셈인데 민주당 의원들이 굳게 잠겨진 대문 틈으로 들여다 본 집에서는 마당에 키우는 개만 크게 짖고 있었다.
남의 집 앞 골목길에서 의혹 제기를 마친 민주당 의원들은 해당 주택을 중개한 것으로 알려진 부동산 사무소를 찾았지만 문은 잠겨 있었다.
장 의원도 "중요한 것은 이 매물을 급하게 거래했는데 이 부동산쪽은 현재 연락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공인중개사가) 빠르게 다시 출근하셔서 정당한 거래였는지, 정상적 거래였는지 밝혀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인근에 다른 공인중개사사무소를 찾아 윤 전 총장 부친이 매각한 주택이 매물로 나온 적이 있냐고 물었다. 예정에 없던 방문에 당황했던 듯 해당 공인중개사는 손사래를 치며 "저희는…(잘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자 천 의원은 취재진에게 "바로 옆 부동산인데도 매물이 나온 적 없다고 한다. 많이 시달리셨나보다"라고 상황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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