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65년 맞아 꿈꾸던 무대 올라
30일부터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30일부터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연극 '리어왕'은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에서도 가장 숭고하고 압도적인 예술성과 뛰어난 문학성을 인정받는 작품이다. 오만함과 분노에 눈이 가려 진실과 거짓을 분별하지 못한 늙은 왕 리어는 행복한 은퇴를 꿈꾸며 세 딸에게 유산을 물려주려고 한다. 첫째딸과 둘째딸은 아첨과 환심으로 왕국을 분배받지만 진실을 이야기하는 막내딸은 어떠한 유산도 받지 못한다. 이후 왕관을 내려놓은 리어왕은 폭풍우가 몰아치는 날 두 딸에게 버림을 받고 자신의 어리석음을 후회하며 미쳐간다. 기쁨과 분노, 슬픔과 즐거움이 모두 어우러지는 감정의 스펙트럼이 매우 넓은 작품이다.
이순재는 이번 작품에서 예술감독으로서 극의 전체적인 방향과 흐름에 대해 가이드를 만들고 있다. 이순재는 "이번 작품의 핵심은 원전에 충실하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셰익스피어 작품의 핵심은 대사"라며 "각색과 연출을 최소화하고 겸손하게 셰익스피어가 써내려간 대사를 가장 정확하게 구사하고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변형된 버전은 이미 수없이 나왔는데 이번엔 그럴 필요가 없지 않겠나 생각했다고 한다.
끝으로 이 작품을 지금 이 시기에 올리게 된 의미에 대해 묻자 이순재는 이렇게 말했다. "이번 작품의 핵심은 절대 권력자가 가장 낮은 곳으로 떨어지면서 깨닫게 되는 진리다. 백성들의 상황을 알지 못하고 군림했던 통치자의 모순을 자탄한다. 셰익스피어도 평민으로서 하층민의 생활을 알았고 그에 연민을 갖고 사회적인 메시지를 작품에 담은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결국 리더는 자기 위치에서 세상을 보는게 아니라 제일 밑에서 가난한 사람들의 고통을 함께 안고가는 게 중요하지 않겠나. 그런 메시지가 작품 마디마디에 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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