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프로 선수는 자신의 실력과 인기에 맞게 대우를 받는다. 그녀들이 그곳에서 받는 그것들도 그럴 것이다. 단지 자숙하지 않고 곧바로 해외리그로 이적했을 뿐이다.
그리스 여자배구팀 PAOK 테살로니키로 이적하는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가 구단으로부터 아파트와 자동차 등을 제공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기본 연봉은 국내에서 받던 것에 비해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1일 그리스 현지 언론과 배구계 등에 따르면 이재영·이다영 자매는 비자가 발급되는 대로 출국해 다음주 이적 절차를 모두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리그는 10월 9일에 개막한다.
이들이 받는 연봉은 레프트 공격수 이재영이 6만 유로(약 8260만원), 세터 이다영이 3만5000유로(약 4800만원)다. 보너스를 제외한 금액이다.
이재영·이다영은 지난해 흥국생명과 FA 계약을 맺으며 국내 최대 수준의 연봉에 사인했다. 당시 이재영은 6억원(연봉 4억원·인센티브 2억원), 이다영은 4억원(연봉 3억원·인센티브 1억원)을 받아 1년간 자매가 수령하는 돈은 10억원에 달했다.
국내에서 받던 기존 연봉에 비하면 앞으로 받을 연봉은 79~84% 깎인 수준이다. 또 현지 리그에는 외국인 선수 출전 제한 규정이 있어 주전 자리를 보장 받을 수도 없다.
그러나 연봉을 제외한 대우 조건은 나쁘지 않다. PAOK 구단은 이들 자매에게 거주할 아파트와 자동차 등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통역 인원도 포함됐다.
이재영·이다영의 이번 이적은 순탄치 않았다. 학교폭력 논란에 대한 제대로 된 사과 없이 떠난 이들에게 비난 여론이 쏟아진 것은 물론, 한국배구협회의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 거부로 난항을 겪어야 했기 때문이다. 결국 국제배구연맹(FIVB)이 개입해 유권해석을 하기에 이르렀고, FIVB가 ‘자매가 받아야 할 벌은 한국에 국한된다’는 입장을 전하며 ITC 발급이 성사됐다.
FIVB는 지난 28일 협회에 ITC 승인에 관한 최종 공문을 보내 “이재영·이다영의 해외 진출에 따른 이적료 1만350스위스프랑(약 1320만원)을 받을 계좌 정보를 알려달라”고 통보했다.
그러나 협회는 이를 거절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전했고, FIVB는 직권으로 두 사람의 이적을 승인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