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핑으로 유명한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대규모 기름유출로 봉쇄됐다. 선박의 닻이 송유관을 건드려 기름이 유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4일(이하 현지시간) AP에 따르면 미 해안경비대와 송유관 업체 등 사고 조사 담당자들은 캘리포니아주 사상 최대 규모의 이번 기름유출 사고가 선박의 닻이 해저 송유관을 건드리면서 일어났을 가능성을 조사 중이다.
송유관을 운영하는 앰플리파이에너지의 마틴 윌셔 최고경영자(CEO)는 잠수부들이 약 2440m 길이가 넘는 송유관을 조사했다면서 현재 "상당한 관심을 받는 한 지역"에 조사를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윌셔 CEO는 어떤 선박의 닻이 송유관을 타격한 것이 기름유출의 "뚜렷한 가능성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미 해안경비대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항과 롱비치항 등 미 서부 연안 2곳의 항만을 입출항하는 화물선들이 정기적으로 앰플리파이가 지적한 지역을 거쳐간다.
지니 샤이 해안경비대 부사령관은 그러나 아직은 닻이 송유관을 건드려 기름이 유출됐다는 시나리오는 여러 가능성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2일 발생한 기름유출은 캘리포니아 해안을 기름으로 뒤덮었다.
57만3000t 가까운 중유가 유출돼 유명한 '서핑도시'라는 별명이 있는 헌팅턴비치 시를 비롯한 서부 해안 백사장을 오염시키고 있다.
기름유출 사고로 이들 해안은 수주일 이상 봉쇄될 것으로 보인다.
오렌지카운티 검찰은 수사관들이 기름유출 사고를 기소하는 것이 가능한지를 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토드 스피처 검사장은 근처 해역 역시 기소가 가능한 관할구역이라면서 앰플리파이의 독자 조사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피처 검사장은 사고 주체인 앰플리파이가 독립된 제3자 동행없이 자체적으로 사고 구역을 조사하면 안된다고 밝혔다. 닻이 송유관을 건드렸다는 주장은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일 뿐으로 앰플리파이가 실수를 덮기 위해 조사 과정에서 증거를 훼손할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오렌지카운티 외에 해양경비대, 캘리포니아 어류·야생부가 범죄 수사에 나설 수도 있다고 캘리포니아 당국은 밝혔다.
기름유출이 해양생태계에 심각한 충격을 줄 것이란 우려가 높지만 아직 피해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았다.
한편 앰플리파이는 캘리포니아 해안에서 약 14.5km 떨어져 있는 해상에 석유플랫폼 3곳을 운영 중이다. 이들 시설은 모두 1980~1984년 설치됐다.
이 해상 석유플랫폼에서 롱비치의 지상 석유저장고로 송유관을 통해 석유를 운반하고 있다.
앰플리파이는 해상 플랫폼에서 약 6.4km 떨어진 송유관에 균열이 생겨 이곳에서 기름이 새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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