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픽 발생량이 2018년 대비 24배 폭증...트래픽 비용도 상승
[파이낸셜뉴스] 오징어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넷플릭스는 미소 짓고 있지만 정작 국내 통신사(ISP)는 울상이다. 오징어게임 덕분에 폭발적으로 증가한 트래픽 비용을 고스란히 국내 ISP가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넷플릭스는 국내 ISP에 망사용료를 일절 지불하지 않고 있다.
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오징어게임 흥행 등 넷플릭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트래픽 발생량이 2018년 대비 24배 폭증했다. 실제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에 발생시키는 트래픽은 2018년 5월 50Gbps에서 올해 9월 기준 1200Gbps로 증가했다.
넷플릭스가 발생시키는 트래픽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국내 ISP의 넷플릭스 트래픽 처리 비용도 상승하고 있다. 인터넷 망 구축의 경우 대규모 초기 투자, 망 유지관리 및 확대 등에 상당한 비용이 들어간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국내 ISP에 망사용료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넷플릭스의 콘텐츠 장사가 잘 될 수록 국내 ISP는 지속적인 손실을 보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넷플릭스가 국내 ISP에 지급해야 할 망사용료는 1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되는데, 넷플릭스는 망사용료를 감당할 충분한 자금력을 갖추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방송정보통신위원회 양정숙 의원에 따르면 넷플릭스코리아는 지난해 3204억원을 미국 본사에 수수료 명목으로 지급했다. 올해 오징어게임 흥행 등으로 수수료 규모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넷플릭스의 매출 규모를 감안하면 망사용료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넷플릭스는 국내에 망사용료를 지불하지 않지만 해외에서는 망사용료를 내고 있다. 단적인 사례로 넷플릭스는 미국에서 컴캐스트 등 ISP에 망사용료를 지급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코리아가 본사에 지급한 수수료를 보년 국내 인터넷 망 고도화에 투자돼야 할 재원이 아무런 제약없이 해외로 유출되고 있는 셈"이라며 "넷플릭스가 지금처럼 인터넷 망을 이용해 수익만 가져가고 비용은 치르지 않는 행위는 궁극적으로 트래픽 증가에 따른 비용부담을 일반 이용자들과 모든 ISP에게 전가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감에서도 넷플릭스의 망사용료 회피 문제가 지적되자 정부에서는 입법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현재 해외 CP에 의해 막대한 트래픽이 발생한 경우에 대한 대책은 없다"면서도 "망 이용료는 사업자의 자율 협상이지만, 전체적으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법률은 필요하다"고 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역시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하는 온라인동영상(OTT) 서비스 사업자들이 망사용료나 증설 비용 일부를 부담해야 한다는 논의가 전 세계적으로 있음을 안다"며 "(망사용료 가이드라인에 대해) 국회와 법안 고민을 같이하고 해외 입법 사례도 연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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