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우울증 5년새 30.3% 늘어…심리상담소도 '북적'

이정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06 16:04

수정 2021.10.06 16:04

2016년 64만3000명→지난해 83만7000명, 30% 증가
회당 8만원 내며 심리상담소 방문…찾는 이들로 '북적'
"인구학적 변화에 코로나 변수 겹치며 우울증 늘어"
교육부가 '코로나 우울'을 겪는 학생 및 교직원들에게 전문가 상담과 치료비 등을 지원한다. /사진=뉴시스
교육부가 '코로나 우울'을 겪는 학생 및 교직원들에게 전문가 상담과 치료비 등을 지원한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 직장인 이모씨(31)는 지난해 말 처음으로 심리상담소를 방문했다. 상담 비용은 50분에 8만원으로 작지 않다. A씨는 "평소 인간관계 때문에 고민이 많았는데, 연말 확진자가 1000명씩 나오면서 아예 바깥출입을 하지 않게 됐다"며 "사람들이랑 멀어지면 오히려 괜찮아질 거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고립된 기분이 들어 친구한테 받은 심리상담소에 처음 연락하게 됐다"고 했다.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과 정서적인 고립감 등으로 심리상담소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일상의 변화로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인 '코로나 블루'에 취업, 직장 생활, 인간관계 등 다양한 일상의 문제가 겹치면서 우울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6일 국민의힘 정찬민 국회의원(용인갑)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연도별 연령대별 우울증 환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울증 환자 수는 83만7808명으로 2016년 64만3102명에 비해 30.3% 증가했다. 이 가운데 10·20대의 우울증 환자 수 증가세가 가장 가팔랐다. 10대 우울증 환자 수는 지난해 4만8645명으로, 2016년(2만6165명)의 2배에 가까이 증가했고, 같은기간 20대는 6만4497명에서 14만6977명으로 2.28배 늘었다.

실제 신경정신과에 방문해 우울증 진단을 받지 않은 젊은 세대들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향후 취업, 보험 등 불이익을 고려해 비보험으로 진료를 받거나 병원을 찾는 대신 심리상담소를 방문하는 사람들도 많아서다.

직장인 김모씨(33)는 직장에서 제공하는 10회 무료 심리상담을 이용한 뒤에도 사비를 들여 꾸준히 심리상담을 받고 있다. 김씨는 "혼자 끙끙 앓다 보니 더 심각해지는 것 같아 상담을 받기 시작했다"며 "아무래도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니 잘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기는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직장인 강모씨(34)도 올해 5월부터 직장 내 인간관계 문제로 처음 심리상담소를 이용했다. 강씨는 "야근이 많아 온종일 직장 사람들과 부딪치며 일하는데, 코로나로 친구들과 만나 스트레스를 풀거나 일상을 나눌 기회조차 줄어 많이 힘들어 상담소를 찾게됐다"며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많은 위안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1990년대 후반~2000년대부터 변화한 사회인구학적인 변화에 코로나19 확산이라는 변수까지 겹치며 사회적 상호작용이 줄어든 것을 우울증 환자 증가의 원인으로 꼽았다. 과거에는 대규모 가족 구성원 안에서 다투기도 하고, 상처도 받지만 그만큼 정서적 지지와 위로를 받는 문화였다면, 지금은 1인 가구 혹은 2인 가구가 늘면서 모든 것을 혼자 판단하고 책임져야 해 그만큼 심리적 부담이 늘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기에 코로나19로 사회적 상호작용 자체가 줄어들면서 심리·정서적인 고독과 후회, 고립, 우울 등을 느끼는 것"이라며 "정부가 우울감과 고립감을 느끼는 이들에게 상담 지원 등 제도적으로 개입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서울시, 경기도 등도 심리상담을 지원하거나 정신건강 외래치료비 지원 사업 펼치는 중이다. 서울시는 지난 4월 2030세대를 대상으로 7차례 무료 심리상담을 지원받을 수 있는 '청년 마음 건강 무료 심층 상담' 대상자를 모집했다.
서울 서초구에서는 서초구 거주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연 6회의 무료 심리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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