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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광장] 대통령 후보와 교육 패러다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07 17:56

수정 2021.10.07 17:56

[fn광장] 대통령 후보와 교육 패러다임
여야의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예비후보들이 국민에게 보여주어야 할 것은 국가의 미래만들기 비전이다.

그런데 과거에 일어난 대형 이슈에 밀려 학생과 나라의 미래를 만드는 교육에 대한 심층토론이 거의 없이 대통령 후보를 결정하는 시점이 도래했기에 대통령 후보가 살펴야 할 교육 패러다임을 시대적 특성인 첨단화·국제화·장수화 관점에서 진단할 필요가 있다.

첫째, 첨단화 시대에 인공지능과 유전자 편집기술이 세상을 바꾸고 있어 인간성 회복과 인간의 품격을 지킬 수 있는 교육이 절실해지고 있고, 가상세계와 현실세계가 융복합된 메타버스가 등장해 창의력 개발을 강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한국의 교육은 대학입학수학능력시험에 갇혀 있다. 독일과 스위스 직업계 고등학생의 50% 이상이 1주일에 2일간 학교에서 공부하고, 3일간 첨단화된 기업에서 직업훈련을 받는다. 캐나다 워털루대학생은 2학기를 마치면 선택에 따라 격학기로 학습과 일을 병행하며 첨단화된 기업현장을 익힌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는 졸업장을 블록체인에 등록, 위조를 방지하면서 인공지능과 바이오테크 등 첨단기술을 쉽게 활용할 창의적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한국의 각급 교육기관도 첨단산업 기술인력과 뿌리산업 기능인력의 질적·양적 미스매칭 문제를 극복할 수 있도록 국가교육위원회가 교육의 큰 틀을 새롭게 짜야 한다.

둘째, 국제화 시대에 필요한 국제협업인력을 양성하는 정책조율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2011년부터 지원하는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 등 직업계고와 전문대학 학생들의 글로벌 현장학습의 성과는 매우 크다. 글로벌 현장학습을 다녀온 학생들이 쓴 체험기를 읽어보면 알 수 있다. 2020년부터 직업계고 글로벌 현장학습지원이 교육부에서 시·도교육청으로 이관됨에 따라 교육청별로 편차가 격심해져 교육부 업무를 교육청으로 이관하는 게 능사가 아님을 알 수 있다. 글로벌 현장학습을 직업계고와 전문대학뿐만 아니라 일반대학까지 확산해서 다양한 수준에서 국제협업인력을 양성할 수 있도록 산·학·관 국제협력체제 구축이 긴요하다.

셋째, 장수화 시대에 평생학습을 위한 평생교육 생태계 조성이 필수이다. 고교생들이 '선취업 후진학'하여 '일·학습 병행'을 할 수 있지만, 더욱 다양한 평생직업교육 통로를 열어야 한다. 교육은 학교뿐만 아니라 가정·일터·사회·사이버 공간 등 모두 다섯 마당에서 이뤄지고 있으므로 학교 밖에서 제공하는 평생교육과 학교교육을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융복합적 교육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책지원이 필요하다.
학교가 지육뿐만 아니라 실생활에 필요한 덕육·체육·식생활교육 등 4육을 통해 청소년들이 올바른 인간관·가족관·사회관·직업관·국가관·세계관 등 6관을 형성할 수 있는 철학이 있는 전인교육을 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도와줘야 한다. 식생활교육이 필요한 것은 섭생이 심신건강에 긴요하나 소홀하기 때문이다.


대통령 후보는 학교라는 울타리 안의 교육만 생각하는 패러다임에서 탈피, 첨단화·국제화·장수화 시대 특성을 반영한 교육생태계를 만들어야 교육난제를 풀 수 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권대봉 중부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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