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화교는 6000만명을 넘고, 이들이 움직이는 경제규모는 5조달러를 상회한다고 어림짐작한다. 국제 금융계에서는 이들 화상의 자본력을 가리켜 '국경을 모르는 세계 3위의 경제세력' '세계 제2위의 민족상권'이라고 혀를 내두른다. 빅2에 올라선 중국의 파워는 화교와 화상을 빼고 논할 수 없다.
유대인은 1400만명으로 전 세계 인구의 0.2%에 불과하지만 세상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 유력 민족공동체이다. 역대 노벨상 수상자 22%가 유대인이거나 유대가문이라고 한다.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교수의 20%, 미국 100대 부자 중 20%가 유대계라고 한다.
화교나 유대인에 비견할 만한 것이 한상(韓商)이다. 중국에 화상이 있다면 한국엔 한상이 있다고 일컬어진다. 세계 각국에는 750만명의 재외동포가 살고 있고, 500여개 한인회가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왔다. 그러나 이민의 역사가 짧고, 수가 적기 때문에 파워 면에서 열세를 면치 못했다. 또 화상이나 유대계처럼 혈연·지연·업연에 의한 강력한 유대보다는 민족애와 동포애 등 추상적 정서에 의존하는 편이었다.
사단법인 세계한인회총연합회(회장 심상만)가 지난 6일 서울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본격 활동을 시작했다. 그동안 동포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아시아와 미주, 유럽 등 10개 대륙별 한인회총연합회와 500여개 지역 한인회를 연결하고 아우르는 공식 네트워크가 이제서야 닻을 올린 셈이다. 늦은 감이 있지만 글로벌 한민족 통합 경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데 명실상부한 중심 역할이 기대된다.
joo@fnnews.com 노주석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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