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 땐 정유·조선업계 호재
석유화학·항공업은 비용부담 커져
석유화학·항공업은 비용부담 커져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인도분은 전날보다 1.50달러(1.9%) 하락한 77.4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79.78달러까지 오르면서 80달러 돌파 가능성도 점쳐졌지만 조정물량이 나오며 하락세로 마감했다. 전날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14년 이후 7년여만에 최고수준을 기록한 국제유가는 올겨울 한파가 몰아칠 경우 원유 수요를 자극하며 내년 초 10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제 유가가 이처럼 널뛰기를 하면서 산업계는 이해득실 파악에 분주하다.
정유업계와 조선업계에 유가상승이 악재보다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유가가 오르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원유를 비축하고 있던 정유사는 원유재고평가이익이 발생한다. 저조한 정제마진에도 정유업계가 지난 상반기 4조원 가까운 이익을 낸 것은 재고평가이익이 상당부분 영향을 줬다는 설명이다.
조선업계도 유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석유제품 수요 증가로 원유운반선과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 등 탱커가격이 상승하며 호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탱커 선가지수는 전년대비 20% 상승하며 10개월 연속 상승했다.
해운업계도 단기적 측면에서는 국제유가가 오르면 운임이 상승하는 효과가 발생해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운사들이 주로 사용하는 벙커C유는 항공유 등과 비교해 가격 변동폭이 크지 않다.
반면 석유화학업계는 국제유가 상승이 비용 측면에서 리스크가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석유화학제품 대부분은 원유에서 추출되는 납사를 기초원료로 사용하는 만큼 유가가 상승하면 원료 가격이 오르게 된다. 지난 1일 기준 납사 가격은 톤(t)당 715달러로 지난 3분기 평균(680달러)을 크게 웃돌았다.
항공업계도 국제유가 상승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유류할증료 인상이 불가피한 데다가 항공유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비용 부담이 발생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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