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들도 모른 전북 완주의 '찐맛'
크고 작은 구멍이 숭숭 뚫려
용 뜯어 먹은 바위라는 애칭 가져
구멍 안에서 '인생샷'은 필수
크고 작은 구멍이 숭숭 뚫려
용 뜯어 먹은 바위라는 애칭 가져
구멍 안에서 '인생샷'은 필수
■경각산·위봉산성…BTS 순례길
완주군 구이면 구이저수지 동북쪽으로 솟아있는 산이 경각산이다. 모악산과 마주하고 있으면서도 모악산에 가려 찾는 사람이 적지만 오히려 호젓한 산행을 즐기려는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곳이다.
경각산의 유래는 한자로 고래 경(鯨), 뿔각(角)을 써서 고래 등에 난 뿔처럼 생긴 산이라는 뜻에서 지어진 이름이다. 산 아래의 광곡마을에서 바라보면 모악산 방향으로 머리를 향한 고래의 모습이며, 정상에 있는 두 개의 바위가 마치 고래의 등에 솟아난 뿔처럼 보인다.
경각산 주변이 최근 패러글라이딩의 점프장으로 알려지면서 주말이면 창공으로 활공하는 패러글라이더의 활기찬 모습을 볼 수 있다. 직접 하늘을 날며 상쾌한 바람을 느껴보는 것도 멋있는 일이지만 각양각색의 패러글라이딩이 하늘에 떠있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BTS 멤버들도 여기서 패러글라이딩을 탔다.
위봉산성은 1675년(숙종 1년)에 7년에 걸쳐 쌓은 포곡식 산성이다. 전라감사 권재윤이 유사시에 전주 경기전에 있는 태조 영정, 조경묘의 시조 위패를 옮겨 봉안하기 위해 전주 근처에 험한 지형을 골라 성을 축조했다. 실제로 1894년 동학농민혁명 당시 전주부성이 점령되자 영정과 위패를 이곳으로 옮겨놓기도 했다.
이 성은 당초 폭 3m, 높이 4~5m, 16㎞ 둘레로 만들어져 3곳의 성문과 8개의 암문이 있었다. 지금은 일부 성벽과 동·서·북 3개문 중 전주로 통하는 서문만 유일하게 남아 있는데, 이 역시 문 위에 있던 3칸의 문루는 붕괴되어 사라지고 높이 3m, 폭 3m의 아치형 석문만 현존한다. 실제 걸을 수 있는 구간은 도로에서 보이는 게 전부다.
위봉산성 동문 쪽에 있는 위봉폭포는 높이 60m의 2단 폭포로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가 보는 이의 마음까지 시원하게 만든다. 예부터 완산 8경에 드는 절경으로 유명하다. 도로에서 폭포 아래까지는 목재 계단 산책로로 연결돼 있어 쉽게 폭포에 다가갈 수 있다. 기암괴석과 울창한 숲, 깊은 계곡이 어우러진 위봉폭포는 비온 뒤 물이 많을 때 더욱 좋다. 위봉폭포가 특별한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이곳에서 우리나라 판소리 8대 명창으로 정조와 순조 때 활약한 권삼득 선생이 수련하며 득음의 경지에 올랐다.
■'용 뜯어 먹은 바위'로 불리는 해골바위
기차산은 완주군과 진안군의 경계에 위치해 있는 산으로 운장산에서 북쪽으로 직선거리 6㎞에 자리하고 있다. 능선이 남북으로 이어져 있으며, 서쪽에 있는 구수리를 감싸고 있는 형상이다. 최고봉인 장군봉은 거대하고 뾰족한 암릉이 우뚝 솟아 있다. 그 주변으로 크고 작은 바위가 많은 전형적인 바위산이다. 바위구간이 많아 5시간 정도 넉넉히 잡아야 한다. 기차산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등산객들이 장군봉에 오르기 위해 줄줄이 밧줄에 매달려 이동하는 모습이 기차를 닮았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등산로 안내 표지판에도 기차산이 아닌 장군봉이라고 적혀 있다.
해골바위 등산로는 동상면 신월리 구수마을에서 시작한다. 장군봉 가는 길 표지판을 따라 걷다보면 본격적인 등산로 숲길 입구에서 장군봉 가는 길과 해골바위 가는 길이 갈라진다. 해골바위가 목적이라면 해골바위 코스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해골바위 코스로 접어들면 중간중간 시원한 계곡이 보인다. 계곡길과 숲길을 따라 걷다보면 기기묘묘한 형태의 바위들을 만나게 된다. 바위가 넘어지지 않도록 나무로 받쳐둔 커다란 바위도 볼 수 있다. 산행을 하며 다양한 바위들을 찾는 재미가 쏠쏠한 것이 해골바위 코스의 매력이다. 산 위쪽으로 갈수록 경사가 심해지는데 마지막 구간은 로프 도움으로 올라가야 한다. 그렇게 오르고 나면 능선길이 이어지고, 얼마 후 해골바위가 눈앞에 나타난다.
해골바위는 크고 작은 구멍이 숭숭 뚫려 있어 그 모습이 독특하다. 기묘한 생김새가 신기할 정도다. 엄청 큰 바위 표면이 풍화작용에 의해 파여서 마치 해골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런 현상을 타포니 지형이라고 하는데 암석의 약한 부분이 풍화가 진행되면서 동그란 모양으로 떨어져 나가 형성된 벌집 모양의 풍화혈을 가리키는 말이다. 해골바위의 파인 구멍은 두 명 정도가 들어앉을 수 있는 정도의 크기다. 해골바위는 원래 용이 무엇인가를 먹다가 남겨둔 바위라는 뜻의 '용 뜯어 먹은 바위'라고도 불렸다고 한다. 해골바위 위에 서면 겹겹이 산으로 둘러싸인 완주 동상면의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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