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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문학상에 '난민 소설가' 구르나 "식민주의에 단호하고 연민 어린 통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07 21:27

수정 2021.10.07 21:27

아프리카 작가 다섯번째 수상
노벨 문학상에 '난민 소설가' 구르나 "식민주의에 단호하고 연민 어린 통찰"
스웨덴 한림원이 7일(현지시간) 온라인 발표를 통해 2021년 노벨문학상을 탄자니아 출신 소설가 압둘라자크 구르나(73·사진)에게 수여한다고 밝혔다. 한림원은 선정 이유에 대해 "구르나는 문화와 대륙 사이에서 난민들의 운명과 식민주의의 영향에 대해 단호하면서도 동정 어린 통찰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구르나는 1948년 동아프리카 해안의 잔지바르섬(탄자니아)에서 태어나 자랐으며, 1964년 탄자니아에서 군부 쿠데타가 발생하자 18세 나이에 난민 신분으로 영국에 도착했다. 그는 주로 영국에서 영어 기반의 작품 활동을 했고 10편의 소설과 다수의 단편들을 통해 작품 전반에 난민의 삶을 녹여냈다.

구르나는 영국 켄트대학에서 공부한 뒤 1980~82년 나이지리아 북부 카노의 바예로대학에서 강의했다.
이후 켄트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영문학 강의를 맡았다. 그는 대학에서 주로 식민주의 이후 글쓰기와 식민주의 관련 담론을 주로 연구했고 아프리카와 카리브해, 인도에 특히 관심이 많았다.

주요 소설 작품으로는 1987년작 '출발의 기억'과 1994년작 '파라다이스', 2005년작 '탈영' 등이 있으며 지난해에는 '내세들(Afterlives)'이라는 소설을 출간했다.

구르나는 1980년대 초기 작품에서 자신이 이민자로서 겪은 경험을 표현했다. 그는 대표작 '파라다이스'에서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탄자니아로 몰려든 독일군과 강제 징집에 대해 묘사하며 유럽의 식민주의를 비판했다. '파라다이스'는 1994년 부커상 선정 당시 최종 후보 명단에 오르기도 했다. 그의 다른 대표작인 2001년작 '바이 더 시(By the Sea)' 역시 부커상 후보에 올랐다.

한림원의 앤더스 올슨 사무총장은 이날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구르나는 식민주의 이후 세계에서 가장 출중한 작가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르나의 소설 속 등장인물은 문화와 대륙, 지나간 삶과 다가오는 삶에서 인종차별과 편견에 부딪친다"고 지적했다. 올슨은 "그러나 그들은 차가운 진실로 스스로 설득하거나 현실의 충돌을 피하고자 삶을 재창조한다"고 설명했다.


구르나는 노벨문학상 수상 역사상 5번째 아프리카 출신 작가로, 아프리카 출신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지난 2003년 이후 18년 만에 처음이다.

pjw@fnnews.com 박종원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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