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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총리, 뇌물조사로 사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10 04:36

수정 2021.10.10 09:30

[파이낸셜뉴스]
세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가 9일(현지시간) 빈 총리관저에서 뇌물혐의에 책임을 지고 총리직에서 전격 물러나겠다는 성명을 발표한 뒤 기지회견장을 빠져 나가고 있다. 로이터뉴스1
세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가 9일(현지시간) 빈 총리관저에서 뇌물혐의에 책임을 지고 총리직에서 전격 물러나겠다는 성명을 발표한 뒤 기지회견장을 빠져 나가고 있다. 로이터뉴스1

세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가 9일(이하 현지시간) 전격 사임했다. 검찰이 정부내 대규모 뇌물사건 수사에 착수하면서 쿠르츠 총리 이름이 거론되기 시작한지 불과 수일만이다.

알렉산데르 샬렌베르크 외교장관이 새 총리가 될 예정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쿠르츠는 뇌물 수사에서 자시의 이름이 나오자 9일밤 성명을 내고 전격 사임했다.

그는 지난 10년 정치인으로 살아오면서 장관, 총리를 역임한 것은 영광이라면서 "나보다 나라가 중요해" 물의를 빚지 않기 위해 사임했다고 밝혔다.


쿠르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나라가 혼란스러운 마당에 자신의 뇌물 수사까지 겹치면 상황이 심각해질 수 있어 물러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는 나에 관한 것이 아니라 오스트리아에 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쿠르츠 후임은 그가 이끄는 오스트리아 온건 보수파인 인민당 소속 의원이자 그의 최측근인 샬렌베르크 외교장관이 될 전망이다.

쿠르츠는 그러나 총리에서 물러나도 의회에서 인민당을 계속 이끌 전망이다.

정치 컨설턴트 토마스 호퍼는 "쿠르츠는 실제로 물러나는 것이 아니다. 뒤로 물러나는 것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호퍼는 "샬렌베르크는 그의 최측근인데다 실수만 안하면 쿠르츠가 계속해서 당을 장악할 것"이라며 "쿠르츠는 재기를 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쿠르츠는 이날 밤 전격사임하기는 했지만 아직 어떤 혐의로도 기소되지 않았다. 그는 자신과 당 핵심 멤버에 대한 혐의를 부인하고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경찰이 6일 수도 빈 전역에서 압수수색을 한 뒤 반부패 문제를 담당하는 검사들이 쿠르츠에 관한 부패혐의를 잡고 수사하고 있다는 말들이 흘러나왔다.

검찰이 쿠르츠가 외교장관이던 2016~2017년 재무부에서 쿠르츠에게 호의적인 언론사들로 세금이 불법 지원된 음모와 연관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쿠르츠는 이 돈으로 자신에게 호의적인 기사들을 유도하고, 이를 발판으로 총리 자리에 올랐다는 것이 소문의 핵심이다.

이후 사흘간 빈 정계는 뇌물수사 소식으로 위기에 몰렸고, 야당은 한 마음이 돼 쿠르츠 탄핵에 나섰다. 연정 파트너인 녹색당도 이에 동참했다.

올해 35세로 유럽 보수주의에 새 바람을 몰고 올 주역으로 부상한 쿠르츠는 그러나 조만간 곧바로 재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쿠르츠의 재기는 전례가 있다. 이번은 그의 첫번째 실각이 아니다.

그는 2017년에도 연정을 구성했지만 2019년 중반 포퓰리스트 우파 정당인 자유당이 제기한 스캔들로 실각한 바 있다.

러시아가 오스트리아 언론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스캔들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그러나 그는 곧바로 사태를 수습해 선거에서 이전보다 더 높은 지지율을 확보하며 그해 말 재집권에 성공한 바 있다.

쿠르츠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2019년 스캔들에 따른 사임에도 불구하고 수십년 동안 가장 인기있는 총리였고,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차기 총리 1순위 자리를 차지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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