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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레저] 사색하며 걷기에 딱 좋은 가을 '제주마을 한바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10 10:13

수정 2021.10.12 09:38

제주관광공사, ‘한적하고 여유롭게’ 서귀포시 안덕면 추천
난드르와 박수기정
난드르와 박수기정

[제주=좌승훈 기자] 한로(寒露·10월8일)도 지났다. 공기가 차츰 선선해지자, 이슬(한로)이 찬 공기를 만나 서리로 변하기 시작하는 시기다. 지구 온난화로 여름이 길어지고 가을이 짧아 졌다지만, 엄연히 절기상 가을이다. 여름 꽃보다 찬란한 가을 단풍이 짙어지고, 여름새(제비)와 겨울새(기러기)가 교체되는 시기다.

올 가을 한라산 단풍은 오는 14일로 예측됐다. 절정은 11월 초순이다. 국내 주요 산 25곳 중 11월 4일로 가장 늦게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측됐다. 지역에 따라 4∼12일의 오차가 있을 수 있다.
제주 한라수목원은 11월 13일, 교래곶자왈은 10월 23일로 전망됐다.

제주마을산책, 안덕면
제주마을산책, 안덕면

한라산 단풍은 봄꽃의 환생이다. 그렇지 않고는 매년 빛깔이 그렇게 고울 리 없다.

굳이 산에 오르지 않더라도, 사색하며 걷기에도 딱 좋은 가을이다. 제주관광공사는 가을이면 더 걷기 좋은 곳으로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을 추천했다. 북적이지 않고 여유로운 '찐'제주다.

■ 병풍처럼 펼쳐진 해안절벽, 난드르와 박수기정

관광명소로는 ▷병풍처럼 펼쳐진 해안절벽, 난드르와 박수기정 ▷자연이 만들어낸 예술작품, 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 ▷이국적인 포토존, 사계해안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비경, 군산오름 ▷메밀의 모든 것을 만나는 곳, 한라산 아래 첫 마을을 추천했다.

난드르와 박수기정이 있는 안덕면 대평리는 한결 부드러워진 가을 햇살을 맞으며 걷기 좋은 마을이다. 난드르는 제주어다. 넓은 들이라는 뜻이다. 높이 약 130m·길이 1500m의 병풍이 펼쳐진 듯 웅장한 분위기의 박수기정은 바가지로 떠서 마실 샘물이 솟는 절벽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실제로 절벽 아래에 사계절 내내 솟는 샘물이 있다.


[fn레저] 사색하며 걷기에 딱 좋은 가을 '제주마을 한바퀴'

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
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

■ 자연이 만들어낸 예술작품, 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


한껏 올라가 버린 푸른 하늘, 이국적인 해안 풍경과 맑고 푸른 물빛, 파도소리가 청아하다. 마을 길을 걸으며 마주치는 돌담도 정겹다.

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은 용머리해안을 중심으로 산방 연대와 산방굴사를 둘러보는 A코스(약 2㎞, 1시간 30분 소요), 사계포구를 거쳐 마을 안 길을 걷는 B코스(약 2.5㎞, 1시간 30분 소요), 산방연대에서 황우치해변을 따라가는 C코스(약 5.7㎞, 2시간 30분 소요)로 나뉜다. 자연이 만들어낸 경이롭고 아름다운 풍경을 눈에 담으며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보자.


[fn레저] 사색하며 걷기에 딱 좋은 가을 '제주마을 한바퀴'

사계해안
사계해안

■ 이국적인 포토존, 사계해안


산방산 아래에 위치한 작고 한적한 사계해안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제주 바다와는 다르다. 절잔개 조간대다. 모래사장이 아닌 모래가 퇴적한 해안지형으로 해안선을 따라 모래언덕이 길게 발달돼 있다. 이명 '누룩돌' 바닷가다. 관광명소인 용머리 해안에서 느낄 수 없는 호젓함·차분함이 있다.

[fn레저] 사색하며 걷기에 딱 좋은 가을 '제주마을 한바퀴'

군산 오름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제주의 맑은 바다를 보는 것과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군산 오름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제주의 맑은 바다를 보는 것과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비경, 군산오름

‘군산오름’은 오름 전체가 숲으로 둘러싸여 있어 쉬 눈에 띄지 않는다. 두 개의 봉우리가 마치 군대 막사처럼 생겼다고 해서 '군산(軍山·군메)'이라고 부른다. 해발 334.5m의 높이로, 제주 오름 중 드물게 정상부까지 차를 타고 오를 수 있다. 정상에 오르면 한라산과 산방산, 난드르 바당, 가파도, 마라도까지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도로 개설 과정에서 일화도 있다. 지자체에서 처음에는 접근성을 개선한다며 시멘트 도로를 놨다가 환경단체 반발에 녹색 페인트를 칠한 적도 있다. 짧은 생각과 뼈저린 기억이다.


[fn레저] 사색하며 걷기에 딱 좋은 가을 '제주마을 한바퀴'

한라산 아래 첫 마을, 동광리와 제주특산 메밀로 만든 음식
한라산 아래 첫 마을, 동광리와 제주특산 메밀로 만든 음식

■ 메밀의 모든 것을 만나는 곳, 한라산 아래 첫 마을


광평리는 한라산 아래 첫 마을이다. 한라산의 바람과 햇빛 그리고 비가 만들어낸 제주 메밀과 제철 식재료를 활용해 다양한 음식을 선보이고 있다. 대표 메뉴는 ‘비비작작면’이다. ‘비비작작’은 어린아이가 천진난만하게 낙서하듯 그리는 모양을 표현한 제주어다. 메밀면에 제철 나물과 고소한 통 들깨, 들기름 등 다양한 재료들이 그림처럼 담겨 나온다.

제주를 품은 이탈리아 요리도 있다. 군산오름과 안덕계곡 사이에 있는 작은 레스토랑 ‘BISTRO낭’이다. 낭은 제주어로 나무를 뜻한다. 요리와 나무를 좋아하는 주인장의 취향이 반영된 작고 소박한 공간이며, 제주 로컬푸드·제철 식자재로 만든 이탈리아 요리를 선보인다. 제철 식재료로 만드는 시그니처 메뉴는 한 달에 한 번 정기적으로 변경된다. 변경된 신메뉴는 ‘BISTRO낭’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fn레저] 사색하며 걷기에 딱 좋은 가을 '제주마을 한바퀴'

제주를 품은 이탈리아 요리와 소박하지만 기억에 남는 맛, 모정식.
제주를 품은 이탈리아 요리와 소박하지만 기억에 남는 맛, 모정식.

소박하지만 기억에 남는 맛, ‘소규모식탁’은 서광리 골목 어귀 감귤 밭이었던 공간에 있다.
정갈하고 따듯한 한 끼를 맛볼 수 있다. 이 식당의 메뉴는 정식 3가지다.
가볍고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캐주얼 브런치 ‘소정식’과 새롭고 재미있는 퓨전요리 ‘규정식’, 어머니의 재료와 레시피·손을 빌려 만드는 한식 가정식인 ‘모정식’이 있다. [사진=제주관광공사 제공]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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