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유족 측 "인권위 결정으로 '성범죄자' 낙인"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1주기 추모제가 열린 9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에서 부인 강난희 씨가 추모제를 마치고 슬픔에 잠겨 있다. /사진=뉴스1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유족 측이 '박 전 시장의 성희롱이 인정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이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시장 부인 강난희 씨의 소송대리인 정철승 변호사는 12일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이종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권고 결정 취소 청구 소송의 첫 변론기일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정 변호사는 "형사사법기관이 아닌 인권위가 국민에 대해 불완전한 절차를 가지고 성범죄자라고 결정 내리고 발표를 했다"라며 "중대한 월권적 행위이고 권리침해 행위"라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 결정으로 국민들은 형사사법 기관에 의해 박 전 시장이 파렴치한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인정된 것으로) 오해를 해 비난이 난무했다. 증거자료를 전부 공개해 인권위가 제대로 판단했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인권위 측은 "박 전 시장의 성희롱 행위가 있었다는 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에서 성희롱 행위가 반복된 점에 대한 제도 개선을 권고한 것"이라며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해당 결정은 서울시장, 여성가족부장관, 경찰청장 등에게 지자체 내 성희롱행위가 반복된 점에 대한 제도개선 (권고) 정도"라고 부연했다.

앞서 인권위는 지난 1월25일 전원위원회를 열고 "박 전 시장이 피해자에게 해한 성적 언동은 인권위법에 따른 성희롱에 해당된다고 판단한다"는 내용의 직권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아울러 인권위는 서울시에 △피해자 보호와 2차 피해 예방 △성역할 고정관념에 따른 비서실 운영 관행 개선과 성평등 직무 가이드라인 마련 △성희롱·성폭력 사건처리 절차 점검과 2차 피해 관련 교육 강화를 권고한 바 있다.

[e-mail] 윤홍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