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사회

中, 우한 혈액 표본 조사 준비...코로나 기원 재조사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13 14:46

수정 2021.10.13 14:46

지난 1월 31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조사팀이 탑승한 차량이 2019년에 첫 환자가 보고된 화난 수산시장에 진입하고 있다.AP뉴시스
지난 1월 31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조사팀이 탑승한 차량이 2019년에 첫 환자가 보고된 화난 수산시장에 진입하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의 기원 조사와 관련해 투명하지 않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중국 정부가 2019년 이전에 수집된 혈액 표본 수천개를 조사해 코로나19의 흔적을 찾을 계획이다.

미국 CNN은 12일(현지시간)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 정부가 후베이성 우한의 혈액은행에 보관된 표본들을 검사하기 위해 준비중이라고 전했다. CNN에 따르면 2019년에 코로나19가 처음 발견된 우한에는 약 20만개의 표본들이 보관되어 있다. 해당 표본들은 헌혈과 관련된 소송에 대비하기 위해 보관된 자료들이다. 관계자는 CNN을 통해 “현재 검사 준비를 하고 있다”며 혈액 표본 가운데 “2년 (보관) 기한에 도달한 표본을 검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가 처음 확산됐다고 추정되는 2019년 10~11월 채취 표본들은 곧 보관 기한이 만료된다.


지난 2월 세계보건기구(WHO) 조사위원회는 우한 혈액은행의 2019년 표본들이 바이러스가 언제, 어디서 인간에 전이됐는지 규명할 중요한 정보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외교협회(CFR)의 옌중 황 국제보건 담당 선임 연구원은 "(우한) 혈액 표본들은 (코로나19) 발병 시기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린 밀러 미 컬럼비아대학 전염병학 부교수는 "표본들을 분석하면 누가 처음 감염됐는지, 어디서 감염됐는지, 나이와 직업 등을 확인할 수 있다"며 "표본의 신원을 확인하는 것은 일반적인 관행이다. 나이와 성별 그리고 어디서 살았는지 등 데이터 확보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밀러는 중국에 외국의 전문가들이 이 과정을 관찰하도록 허용해 줄 것을 촉구했다. 그는 "최소한 자격을 갖춘 관찰자가 없으면 아무도 중국의 결과 보고를 믿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밴더빌트의대 감염병 전문가인 윌리엄 샤프넌 박사는 "혈액 표본들은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어느 시점에 인간에 전이됐는지 알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WHO 전문가들이 혈액 샘플 분석에 참여할 수 있도록 표본들을 WHO 본부가 있는 스위스 제네바 또는 다른 중립지역에 가져올 것을 제안했다.

WHO는 지난해 중국에 조사팀을 보내 코로나19의 기원을 조사했지만 조사팀은 2019년 첫 환자가 보고된 우한에 가지 못했다. 조사팀은 올해 1월 다시 중국을 찾아 우한을 방문하고 코로나19가 중간 숙주를 통해 인간에게 전파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감염 경로를 파악할 수 없었다.


지난해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바이러스가 우한의 연구소에서 누출됬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올해 취임한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역시 정보 당국에 바이러스 기원을 조사하라고 지시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얻지 못했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WHO가 이미 조사를 마쳤다며 오히려 미국 내 연구소에서 바이러스가 처음 시작되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달 외신들에 따르면 WHO는 코로나19 기원을 재조사하기 위해 약 20명의 조사팀을 새로 조직하기로 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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