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이 지난 2018년 탈퇴했던 유엔 인권이사회에 복귀했다. 미국의 조 바이든 정부는 이사회 회원국으로서 중국과 아프가니스탄 등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14일(현지시간) 유엔 총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이사국 투표에서 193개 회원국 가운데 168개국에서 찬성표를 받았다. 미국은 내년 1월 1일부터 3년 동안 47개 이사국 가운데 하나로 임기를 수행한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유엔 인권이사회는 일부 회원국들의 열악한 인권 기록으로 신용을 잃은 유엔인권위원회가 지난 2006년 이름을 바꿔 대체 설립됐다. 그러나 인권이사회는 국제적으로 열악한 인권 때문에 비난받는 중국과 러시아, 베네수엘라 등이 이사국으로 뽑히면서 신뢰성 논란에 휩싸여 있다. 14일 투표에서도 아프리카의 유명한 독재국가인 에리트레아가 이사국에 뽑혀 도마 위에 올랐다. 인권이사회는 매년 이사국의 3분의1을 교체하며 이사국은 1번 연임할 수 있다.
루이스 샤르보노 유엔 휴먼 라이츠 워치 사무국장은 "카메룬, 에리트레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같은 심각한 인권 유린 국가들이 선출된 것은 유엔 인권이사회가 인권 보호라는 근본적 사명에 진지하지 않다는 끔찍한 신호를 보낸 것"고 비난했다.
과거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2018년 6월에 인권이사회가 위선적인 조직이라며 탈퇴를 선언했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 2월에 옵서버 자격으로 인권이사회에 발을 들였다.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인권이사회에서 미국의 초기 노력은 아프가니스탄, 미얀마, 중국, 에티오피아, 시리아, 예멘에 집중될 것"이라며 "미국의 목표는 인권 옹호자들과 함께 인권 침해와 남용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미국은 다른 나라들과 함께 인권이사회가 지향하는 이상을 뒤엎으려는 시도에 반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권이사회가 잘못을 저지른 국가들에 책임을 추궁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동시에 "이스라엘에 대한 과도한 관심과 극악한 인권 기록을 가진 몇몇 국가의 회원 자격 등은 심각한 결함"이라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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