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면 미국의 심각한 공급망 병목현상이 악화할 것이라고 미 트럭운송 업체가 경고했다.
폭스비즈니스는 16일(이하 현지시간) 미 트럭운송업체 JB헌트 트랜스포테이션 서비시스 최고운영책임자(COO)인 니컬러즈 홉스가 15일 실적발표에서 이같이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홉스 CFO는 백신접종이 의무화되면 JB헌트가 이를 따를 것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나 그는 백신접종 의무화는 '관료들의 탁상공론'이라면서 "공급망을 더 혼란스럽게 할 뿐 상황을 해결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홉스는 정부가 백신접종을 의무화하면 백신에 회의적인 운전사가 다른 일자리를 찾아 떠나거나, 여의치 않으면 아예 집에서 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노동자들이 자신의 건강과 일자리 가운데 하나를 택해야 할 경우 직장을 관둔 사례가 많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영국이 트럭 운전사 부족으로 주유소가 문을 닫고, 슈퍼마켓 진열대가 텅텅 비는 위기에 몰렸던 것처럼 트럭 운전사 부족은 미국에서도 심각한 문제다.
미국내 거의 모든 업체들이 직원 부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트럭 운송업계는 특히 인력난이 심각하다.
이미 팬데믹 이전에도 6만명이 부족한 상황이었고, 팬데믹으로 그나마 있던 운전사들도 일을 그만둬 지금은 약 40년만에 최악의 인력난을 겪고 있다.
미 트럭운전사 전체 규모는 350만명을 웃도는 규모다.
트럭 운송업체들은 운전사 확보를 위해 2019년 이후 지금까지 임금을 25% 끌어올리는 등 다양한 유인책을 펴고 있다.
입사 계약을 할 때 만달러대(5자리수)보너스를 지급하기도 한다.
그래도 부족한 인원을 채우지 못한다.
백신 접종 의무화로 그나마 있던 운전사들도 그만두면 물류업계에는 심각한 혼란이 불어닥칠 수 있다는 경고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13일 백악관에서 당사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대응회의를 열어 미국에서 가장 물동량이 많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항을 연중무휴·24시간 가동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물류 병목현상 숨통을 트겠다는 의도이지만 트럭 운전사 부족으로 물류 병목현상이 크게 완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항만에서 컨테이너가 하역되더라도 이를 미 전역에 나를 트럭 운송망이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고 있어 LA항 곳곳에는 컨테이너가 가득 가득 쌓여있다.
물류 병목현상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을 끌어올리고, 미국의 공급난을 악화시키는 주범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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