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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혜택은 건물주가…세입자 울리는 집합건물 인터넷 독점계약

뉴스1

입력 2021.10.18 06:00

수정 2021.10.18 10:29

최근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31%를 웃돌 정도로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오피스텔·원룸·고시원 등 집합건물에 대한 통신사들의 인터넷·유료방송 독점계약 경쟁 과열과 제도적 허점으로 세입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021.9.15/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최근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31%를 웃돌 정도로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오피스텔·원룸·고시원 등 집합건물에 대한 통신사들의 인터넷·유료방송 독점계약 경쟁 과열과 제도적 허점으로 세입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021.9.15/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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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과방위 소속 김상희 국회부의장 (김상희 국회부의장실 제공)
국회 과방위 소속 김상희 국회부의장 (김상희 국회부의장실 제공)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지난해 9월 '원룸'으로 이사를 하게 된 A씨는 기존에 인터넷과 유료방송 결합할인을 이용하던 통신사에 연락해 이전 설치를 요청했다. 그러나 통신사에서는 "해당 건물이 타 통신사와 독점계약을 체결한 곳이라 이전설치는 불가능하다"고 통보했다. 게다가 위약금없는 계약해지도 불가능하며, 임대차계약서 등 증빙서류를 제출할 경우에만 위약금을 50% 감경해준다고 했다.

#B씨 역시 이사 간 건물에서 기존 인터넷·TV상품의 이전 설치가 거부되자 새로 가입하게 된 통신사에 규정에 따라 50% 위약금을 대납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통신사에서는 집합건물에서 단체 명의로 개통해 관리비에 통신요금이 포함되는 경우는 해당하지 않는다며 대납을 거부했다.

최근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31%를 웃돌 정도로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오피스텔·원룸·고시원 등 집합건물에 대한 통신사들의 인터넷·유료방송 독점계약 경쟁 과열과 제도적 허점으로 세입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상희 국회부의장(더불어민주당)이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집합건물 다회선 관련 방통위 민원 수는 136건으로 그 중 83%가 KT·SK브로드밴드(SK텔레콤)·LG유플러스 등 통신3사 대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민원들은 대부분 집합건물 독점 서비스 가입으로 인한 문제로 Δ기존 서비스 해지에 대한 할인반환금 청구 행위 제재 요청 Δ위약금 부당 청구에 대한 감면 요청 등 '해지 위약금' 관련 중재 요청이었다.


◇방통위 개선안도 무용지물…억지 해지하고 위약금도 세입자가

현재 원룸·오피스텔 등 집합건물에서 건물주들이 통신사로부터 경품과 리베이트를 제공받아 독점계약을 체결한 경우, 해당 건물에 새로 이사한 세입자는 기존 계약을 해지하고 단체 명의로 새로운 인터넷·유료방송 상품에 가입해야한다.

이처럼 불가항력적인 해지로 발생하는 위약금이 논란이 되자, 방통위는 지난 2019년 기존에 사용하던 통신사가 해지 위약금의 50%를 부담하고 이용자가 새로 가입하는 통신사가 나머지 50%의 위약금을 요금할인 등으로 부담하는 개선안을 냈다.

그러나 방통위의 개선안에도 불구하고 해지 위약금 관련 민원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요금을 내야하는 세입자가 아닌 단독계약을 맺은 건물주가 이용자로 간주되는 '제도적 허점' 때문이다. 결국 A씨와 B씨 같은 사례에서 세입자들은 해지 위약금 50%를 부담할 수밖에 없다.

김상희 부의장은 "해지 위약금도 문제지만 세입자들이 자신이 이용하고 싶은 인터넷·유료방송 상품을 선택할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가입 혜택도 받지 못하게 되는 것도 문제"라며 "실제 요금을 납부하는 서비스 이용자를 위한 혜택을 건물주나 관리사무소가 가져가고, 세입자들은 직접 계약이 아니기 때문에 이용자 보호나 가족 결합 할인 등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김상희 부의장 "집합건물 독점계약·불공정행위 문제해결해야"

이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은 통신사들이 포화시장에 다다른 일반 유료방송·인터넷 가입자 대신, 집합건물을 대상으로 하는 '다회선 B2B' 시장 공략에 나선 탓이다.

특히,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상에는 B2B 계약에 대한 제도가 없어 통신사들이 '규제 사각지대'를 이용해 과도한 경품이나 리베이트를 통해 건물주를 포섭하는 것을 막을 방법도 없는 상황이다.

김상희 부의장은 "통신3사가 막대한 자금력을 이용해 건물주들에게 과도한 경품과 리베이트를 제공하며 실제 이용자인 세입자와 중소 유선방송사업자(SO)들이 피해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2018년 이후 통신3사의 집합건물 다회선 신규 가입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18년 44만6848회선에서 53만5652회선(2019년), 59만3162회선(2020년), 55만298건(2021년 9월 기준)으로, 매년 평균 53만회선이 집합건물 독점계약으로 통신3사에 가입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중소SO들 역시 이같은 통신3사의 '횡포'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집합건물 영업은 통신사의 과도한 사은품 경쟁이 일어나는 영역으로, 요금인상을 부추기고 서비스 선택권을 축소해 소비자 피해가 우려돼왔다"며 "집합건물 관련 제도가 개선되면, 출혈경쟁의 폐해가 줄어 건전한 시장 경쟁이 일어나고 소비자의 선택권이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제도 개선을 촉구하기도 했다.


김상희 부의장은 "세입자·중소사업자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집합건물 독점계약 및 불공정행위에 대한 규제를 하루빨리 방통위가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불법 보조금을 이용한 이통3사의 모바일 시장 지배력이 이제 유선 방송과 인터넷까지 퍼지고 있어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지적하고 확실히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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