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푸바 1년간 써보니 간편하고 환경에도 좋아
[파이낸셜뉴스]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쓰레기를 줄이려는 사회적 운동인 제로 웨이스트(Zero-Waste)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지 않거나 비닐을 쓰지 않기 위해 장바구니를 챙기는 등의 작은 불편을 감수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지 않는 고체 비누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고체 비누는 샴푸, 바디워시, 클렌징 제품 등을 고농축 압착하여 만든다. 고체비누는 종류에 따라 막대기를 뜻하는 바(bar)가 붙어 샴푸바, 바디워시바, 클렌징바 등으로 부른다. 고체 상태이기 때문에 플라스틱 용기 없이 고체 비누에 꼭 맞는 종이 상자에 포장해 배송한다. 고체 비누를 판매하는 친환경 기업들은 완충재 역시 종이나 옥수수완충재를 사용하며 배송 과정에서도 플라스틱을 최소화한다.
그중 친환경 · 사회적 기업으로 알려진 온라인 쇼핑몰의 중건성용 샴푸바 제품을 1년간 사용해봤다.
샴푸바, 간편하게 환경을 지킨다
샴푸바의 구매는 어렵지 않다. 온라인 쇼핑몰 뿐만 아니라 다양한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샴푸바에 따뜻한 물을 묻혀 거품을 낸 뒤 머리를 감으면 된다. 손으로 비비거나 모발에 직접 비벼 거품을 내기도 한다. 거품이 충분히 나지 않는다면 거품망이나 샤워볼 등을 이용한다면 더 풍성한 거품을 낼 수 있다.
샴푸바의 첫 사용감은 좋지 않았다. 액체 샴푸로 머리를 감을 때 보다 모발이 뻣뻣해졌다. 하지만 이틀에서 사흘 정도 꾸준히 사용했더니 모발이 서서히 부드럽게 변했다. 1년간 사용한 현재는 액체 샴푸로 감았을 때보다 모발이 더욱 부드러워졌다.
샴푸바만으로 부드럽게 머리를 감을 수 있지만 정전기가 걱정되거나 모발에 영양을 더하고 싶다면 린스바 혹은 트리트먼트바를 함께 사용하면 된다. 린스바와 트리트먼트바는 두피에 닿으면 비듬과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모발에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
샴푸바는 액체 샴푸에 들어가는 방부제, 화학적 계면활성제, 인공 향료 등의 유해 물질 대신 자연 유래 성분으로 제작됐다. 자연 유래 성분으로 제작돼 세정력이 좋지 않을 거란 걱정이 있었지만 개운한 느낌이 컸다. 더 시원한 사용감을 원한다면 쿨링 제품을 선택하면 된다. 계절에 따라 여름에는 쿨링 제품을, 나머지 계절에는 중건성용 제품을 사용했다. 사용감에 차이가 있을 뿐 두 제품에 세정력이나 모발의 부드러움의 차이는 크게 없었다.
샴푸바를 1년간 사용하고 가장 달라진 점은 욕실 풍경이다. 커다란 플라스틱 용기를 치우고 벽에 샴푸바를 걸었더니 욕실에 여유 공간이 생겼다. 그동안 바닥에 플라스틱 용기가 닿아 생기던 물 때와 곰팡이도 눈에 띄게 줄었다. 샴푸를 다 쓰고 재활용하기 위해 플라스틱 용기를 분리하고 세척하는 과정도 사라졌다. 샴푸바의 간편함에 반해 이제는 바디워시와 클렌징 제품도 고체 비누로 바꿨다.
환경을 생각한다면 구매처도 따져봐야
환경 문제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친환경 제품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환경부에서 실시한 2019년 친환경 제품 및 정책 국민 인지도 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환경문제에 대해 ‘매우 관심 있다’ ‘대체로 관심 있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94.2%로 나타났다. 친환경 제품에 대한 관심도 역시 91.5%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소비자들이 친환경 제품을 선호함에 따라 환경에 도움이 되지 않음에도 경제적 이윤을 목적으로 친환경으로 위장하는 그린 워싱(green washing) 사례가 늘고있다.
친환경 동물 복지 계란 판매 기업으로 알려진 미국 기업 '바이털팜'은 공장형 양계장 등의 의혹이 일자 소비자들이 고소에 나섰다. 식음료 다국적 기업인 '네슬레'도 알루미늄 캡슐커피의 재활용률을 100%까지 늘리겠다고 했지만 실제 재활용률은 29%에 그쳤다.
환경부에서는 제품 생산 · 소비 · 폐기하는 전 과정에서 에너지와 자원의 소비를 줄이고, 오염물질을 최소화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선별해 친환경 표지(마크)를 부여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기업의 그린 워싱에 속지 않으려면 한 두 가지 친환경 성분만 강조하지는 않는지, 친환경 성분을 정확한 표현으로 설명해주는지, 친환경 인증 마크가 있는지 등을 확인하며 소비에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yerilim@fnnews.com 임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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