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대표 및 게임이용자 증인 및 참고인 채택 실패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실 이도경 보좌관 칼럼
[파이낸셜뉴스] 올해 국정감사가 끝났다. 유감천만이다. 결국 게임사 대표도, 게임 이용자도 증인 및 참고인으로 채택되지 않았다. 꼭 대표가 나올 필요는 없다. 그러나 다른 때면 몰라도 올해는 불발되지 않길 바랐다. 페이트그랜드오더를 시작으로 들불처럼 일어난 마비노기, 메이플스토리, 리니지 트럭 시위에서 이용자들이 뿜어낸 분노가 다뤄져야 했다. 이전까진 쉽게 볼 수 없었던 게임이용자들의 한데 모아진 목소리가 다시 한 번 울려지길 바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실 이도경 보좌관 칼럼
다른 증인 및 참고인까지 모두 채택이 안됐다면 억울하지 않았을 것이다. 10월 1일 국감 첫 날 문화체육관광부 본부 감사는 문제없이 진행됐다. 민주당 간사실에서 신청한 한국게임협회 회장과 우리 의원실에서 신청한 한국게임학회 위정현 교수는 참고인으로 채택되었다. 위정현 학회장께선 국내게임산업의 고질적인 문제를 조목조목 짚고, 대안도 제안해주셨다. 유튜브 등 SNS 곳곳에서 ‘사이다 발언’에 대한 찬양도 이어졌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게임 및 이스포츠 관련 질의를 할 수 있고 관련 증인 및 참고인을 부를 수 있는 날은 한정적이다. 게임물관리위원회, 한국콘텐츠진흥원을 감사하는 14일과 문화체육관광부 대상 21일 종합감사일, 이 두 날만 가능하다. 14일은 정치적인 쟁점이 있는 인물들을 양당에서 서로 불러 증인 참고인이 일괄 채택되지 않았다. 21일은 각 당에서 각각 3명씩 증인을 부르는 것으로 간사 간 협의가 되긴 했으나, 여기에 게임 인사는 빠졌다.
당초 여러 의원실에서 적지 않은 수의 게임사 대표들을 증인이나 참고인으로 신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 많은 의원실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이러한 이슈들에 대해 게임사 대표가 직접 국정감사장에 출석해서 국민 앞에 설명하고 개선의 의지를 드러냈다면 이용자들이 조금은 납득을 했을 것이다.
물론 확률형 아이템 문제를 질의하고, 게임사 대표가 증인으로 나와야만 잘된 국감이라는 뜻은 아니다. 메타버스나 블록체임 게임물 문제나 장애인 게임 이용 접근권 등 좋은 질의들이 있었다. 우리 의원실에서 과거 국감에서 지적했던 e스포츠의 정식 스포츠화 문제, 활용도 낮은 게임국가기술자격증 문제,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 확대 문제를 다른 의원들이 다시 질의해준 것도 감사한 일이었다. 다만, 올해는 게이머들의 권익에 관심이 커지고 게임 이용자들의 눈과 귀가 국회에 쏠린 시점이다. 지금처럼 ‘물 들어왔을 때 노젓기’를 하지 못한 점이 아쉬울 따름이다.
올해 트럭시위 등 게임이용자들의 집단 움직임은 우리 게임사에 중요한 기록으로 남을 기념비적 사건이다. 게임사의 운영을 일방적으로 수용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의사표현 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시 트럭시위를 이끌었던 마비노기 트럭시위 총대분을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채택하여 게임이용자 주권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고자 했던 것이다.
최근 정부나 국회의 기조가 변화하고 있다. 게임 규제 일변도에서 벗어나 게임산업 육성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게임업계의 목소리에만 귀기울이는 경향이 있다. 게임이용자 의견도 같이 경청해야 한다. 확률형 아이템 문제가 이렇게 심각해진 것도 그동안 국회가 이용자들의 의견을 무시한 탓이 크다.
참고인 채택은 무산됐지만, 그 분이 작성한 의견서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들과 문화체육관광부 장·차관에게 배부했다. 게임 이용자들의 목소리가 묻히지 않고 그들의 의견에 경청하는 문체위가 되었으면 해서다. 부디 앞으로의 국회, 내년도의 국정감사는 달라졌으면 한다.
정리/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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