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당국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양자컴퓨터, 생체공학, 자율주행 등 이른바 '5대 핵심 기술' 부문 업체들이 중국과 협력하고 있는데 따른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미 국가방첩안보센터(NCSC)는 이날 미 기업들에 중국과 AI 등 기술 협력에 신중할 것을 주문했다.
NCSC는 미 각 정보기관이 대중 견제를 위해 설립한 기구다.
마이클 올랜도 NCSC 소장대행은 중국 기업들은 정부, 군, 정보기관과 연계돼 있다면서 미 기업들이 이들과 협력할 때 이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올랜도 소장대행은 특히 AI, 양자컴퓨터, 생체공학(바이오테크놀러지), 반도체, 자율주행 시스템 등 5개 부문에 중점을 뒀다.
그는 중국이 "법적인, 불법적인, 또 준 법적인 수단들을 동원해" 미 시민들의 지적재산권과 데이터를 획득한 뒤 핵심 산업을 지배하는데 활용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랜도는 NCSC가 현재 미 기업들에 관련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면서 많은 미 기업들이 중국 기업과 대학, 국가안보 기관간 직접적이고 비밀스런 연계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중국은 기술 획득을 위해 정부 전체가 대응하고 있다는 것 역시 기업들은 잘 모른다고 덧붙였다.
올랜도에 따르면 중국은 이른바 '민군 융합'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들에 군과 정보기구를 위한 기술공유를 강제하고 있다. 중국은 또 민간 데이터 접근을 더 쉽게 보장하는 법률도 도입했다.
올랜도는 "이 문제가 제대로 인식되지 않고 있다"면서 미 정부가 중국과 사업을 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을 하고, 헙력할 때에는 현명하게 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정보당국자들은 AI 같은 산업 부문에서 미국과 중국간 격차가 좁혀지고, 최근 극초음속 핵무장 가능 미사일 발사에서 보듯 중국이 일부 분야에서는 미국을 제치고 앞서가고 있는 점에 점점 더 깊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올랜도는 양자컴퓨터 부문에 대해 정부가 개입해 미 기업들이 중국의 양자컴퓨터 개발을 돕지 않도록 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양자컴퓨터는 엄청나게 빠른 연산능력을 갖고 있어 지금의 암호체계를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체공학 기술에 대한 경고도 나왔다.
NCSC의 에드워드 유 신흥기술 부문 방첩책임자는 중국이 미 시민들의 건강 데이터 확보를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선전의 유전학연구소 그룹인 BGI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이 미 기업들과 병원들을 상대로 헐값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낮은 가격으로 미 업체들을 끌어들인 뒤 미 시민들의 생체정보를 입수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유전자 정보는 개인 비밀번호처럼 마음대로 바꿀 수 없어 중국이 생체정보를 모두 획득하고 나면 심각한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중국이 세계 최대 데이터 셋을 구축하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올랜도는 중국 기업과 협력할 때 핵심 기술 부문에서는 매우 신중해야 하는 이유가 반드시 안보 때문만은 아니라면서 기업들 역시 시장 지배력을 빼앗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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