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새벽이 상징하는 탈북민들의 신산한 삶이 지난주 국회 국정감사 도마에 올랐다. 21일 외교통일위 국감에서 지성호 의원(국민의힘)이 이인영 통일부 장관을 상대로 부실한 탈북민 관리·지원 정책을 추궁하면서다. 자신도 탈북자인 지 의원은 "지난 5년간 기초생활수급비를 받는 탈북자 수가 7729명으로 전체 탈북민의 24.5%"라면서 "(드라마 속) 강새벽의 사연은 현실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그 연장선에서 탈북민들을 위한 긴급생계비 예산이 최근 3년간 동결된 사실을 비판했다.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으로 대박을 터뜨리면서 외신들도 탈북민들의 고단한 인생 역정을 주목했다. 영국 BBC방송은 최근 "탈북자들은 한국 사회에서 차별과 의심 등 역경을 겪기도 한다"고 보도했다. 드라마 속에서 강새벽이 보육원에 있는 동생과 만날 때만 북한 억양을 쓰는 장면을 소개하면서다. 이는 가상의 현실도 아니다. 온갖 명목의 일자리 지원금을 펑펑 쓰는 현 정부가 탈북민 채용 기업에 대한 세금 감면 제도는 몇 년째 방치하고 있으니 말이다.
1990년 3월 동독 주민들은 투표로 독일연방 편입에 합의함으로써 독일 통일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먼저 동독을 탈출한 이들이 서독의 각 분야에서 성공한 사실이 알려지자 다수 동독인들이 미련 없이 동독 사회주의 정권을 버린 결과였다. 문재인정부가 북한 정권과의 경협에는 적극적이지만 탈북민들의 남한 정착 지원엔 미온적 인상을 주고 있으니 문제다. 탈북민들은 '먼저 온 통일시민'임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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