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테슬라가 깜짝 실적에 힘입어 주당 1000달러 고지를 밟은 날, 추가매수 보다는 차익실현에 나선 서학개미들이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국내외에서 테슬라 주가에 대한 긍정적인 목소리에 점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26일 A증권사에 따르면 테슬라가 12% 이상 오르며 주당 1000달러를 넘어선 지난 25일(현지시간), A증권사를 통해 거래한 국내 투자자들은 테슬라를 195억6277만원 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수 규모는 95억3040억원으로 절반 수준이었다. 100억원 이상을 순매도한 것이다. 테슬라가 '천슬라'를 돌파하자 추가 매수보다 차익 실현에 나선 서학개미들이 많았다는 의미다.
앞서 서학개미들은 하반기 들어 테슬라에 대한 투자방향을 순매수에서 순매도로 바꾼 바 있다. 테슬라에 대한 부정적인 투자전망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 7월 UBS는 경쟁 심화, 운영 지연 등을 이유로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730달러에서 660달러로 낮췄고, 모닝스타는 추정 적정가치를 주당 354달러에서 550달러로 상향 조정했지만 당시 주가보다 낮은 목표가를 유지했다.
이에 따라 1월부터 6월까지 테슬라를 17억2242만달러 순매수했던 서학개미들은 7월부터 10월까지 5억89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하반기에만 테슬라 주가는 50% 넘게 올랐지만 서학개미는 손절 혹은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에 투자한 김 모 씨(33세)는 "일론 머스크가 예측불가능한 행보를 보이고, 테슬라 주가가 400달러대까지 하락했을 때 100%가 넘던 수익률이 반토박이 났지만 매도했다"면서 "해외 투자은행(IB)에서도 비관적인 보고서가 나오고 있어서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의 관심은 테슬라가 주당 1000달러를 넘어서 상승 추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국내외 증권업계는 테슬라의 주가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해외 IB인 모건스탠리는 테슬라의 목표가를 900달러에서 12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원주 키움증권 연구원은 "블룸버그 컨센서스 기준 2022년 예상 주당순이익(EPS) 7.44달러, 예상 주가수익비율(PER) 116배로 단기 실적 기준 저렴하진 않지만, 테슬라 계획이 현실화되어 2025년까지 EPS가 연평균 60~70% 이상 성장할 수 있다면 2025년 예상 PER은 30~40배로 빠르게 축소될 것"이라면서 "장기 매출 성장이 가능하다면 주가는 저렴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는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만으로도 충분한 상승 여력을 보유하고 있고, 생산량과 수익성이 모두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 "여기에 인공지능과 보험, 에너지 회사로서의 가치 등 추가 모멘텀까지 감안하면 상승 여력은 더 커진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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