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대통령이 5.18 광주 민주화운동 탄압의 핵심인물 이었지만 전두환 전 대통령과는 달리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에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신중한 반응 속에 일정부분 평가하는 분위기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과 당 대선주자들도 고인을 애도하면서 5.18 민간인 학살 등에 대해선 과오임을 언급, 과거사에 대해 명확히 선을 그었다.
노 전 대통령 별세 소식 이후 민주당은 이날 공식적인 논평은 자제했으나, 고인에 대한 비판적인 언급은 삼가면서 집권당시 치적과 퇴임 이후 반성 행보에 대해 평가했다.
이용빈 민주당 대변인은 파이낸셜뉴스와 통화에서 "전두환씨는 5.18 학살 만행의 책임자로서 모습을 보이지 않고 끝까지 자기부정을 했지만 노태우 전 대통령은 책임의식을 갖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가족들도 광주를 찾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전두환과 대비되는 모습을 보여 일정부분 평가 받을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6월 항쟁 이후 만들어진 직선제 개헌 이후 첫 대통령이었으니 대통령으로서 공도 있다"며 "남북기본합의서도 만들었고 IT 산업 혁명을 이끌 이동통신사와 토지공개념도 만드는 등 시대가 안고 있는 문제도 해결했다"고 평가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27일 노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조문할 예정으로, 민주당은 이에 맞춰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노 전 대통령 별세 이후 빠르게 입장을 내놓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노 전 대통령은 당시 김영삼 통일민주당 총재, 김종필 신민주공화당 총재와 함께 3당 합당을 공식 선언해 민주자유당을 출범시키면서 지금의 국민의힘으로 보수정당 명맥을 잇게 했다.
노 전 대통령 서거라고 강조한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노 전 대통령) 재임 당시에는 남북한 동시 유엔 가입,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북방외교 등의 성과도 거두었다"며 노 전 대통령 당시 성과를 부각시켰다.
다만 허 수석대변인은 "하지만 12.12 군사쿠데타로 군사정권을 탄생시킨 점, 그리고 5.18 민주화운동에서의 민간인 학살 개입 등의 과오는 어떠한 이유로도 덮어질 수 없다"며 "국민의힘은 불행한 역사가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대선후보들도 일제히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애도를 표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이날 오후 현충원을 방문한 뒤 "재직 중에 국방정책이라든가, 냉전이 끝나갈 무렵에 우리나라 외교에 지평을 열어준 것은 참 의미있는 그런 성과였다. 우리 노태우 대통령의 영면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의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노 전 대통령 시절 가장 잘한 정책은 북방정책과 범죄와의 전쟁이었다고 저는 생각한다"며 "보수진영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었던 북방정책은 충격적인 대북정책이었고, 범죄와의 전쟁은 이 땅의 조직폭력배를 척결하고 사회 병폐를 일소한 쾌거였다"고 평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