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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산재환자 직장 복귀율 높이는 재활… 너무 두려워 마세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26 18:25

수정 2021.10.26 18:25

전아영 근로복지공단 안산병원 재활의학과장
새로운 일 하기전 '안전' 떠올려
산재환자 돌보면서 생겨난 버릇
긴 치료 과정서 중요한 건 공감
꿈 속에서 치료법 고민 하기도
전아영 근로복지공단 안산병원 재활의학과장
전아영 근로복지공단 안산병원 재활의학과장
"재활치료는 길고 힘든 과정이라 기간이 길어지면 의지와 동기가 약해지는 경우가 많아요. 환자의 어려움을 잘 이해하고 공감해 끝까지 치료를 잘 견디도록 하는 것이 재활의학과 의사의 중요한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전아영 근로복지공단 안산병원 재활의학과장(사진)은 26일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환자분들이 의지를 가지고 재활치료의 방향을 따라오는 것이 아니라 미리 포기하는 안타까운 경우를 많이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 과장은 산재 환자의 재활치료는 물론 이들이 직장으로 돌아가 다시 일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전문의 취득 후 대학병원에서 약 15년간 근무하던 그는 의사가 되면서 가졌던 '남을 돕는 일을 하고 싶다'는 다짐이 떠올라 공공의료를 수행하는 공공병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전 과장은 "환자가 치료를 잘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원직장에 성공적으로 복귀해 다시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근로복지공단 병원은 산재 환자의 직장 복귀율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는 점에서 다른 병원과 차별화된다"고 말했다.
그는 "저뿐만 아니라 산재간호사, 재활치료사, 산업위생사, 잡코디네이터 등 여러 직군이 팀을 이뤄 산재환자의 복귀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같이 고민한다"며 "사업주의 태도, 사업주와 환자와의 관계, 직장 동료와의 화합 등 여러 문제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다각도로 접근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공단 병원에서 일하면서 전 과장은 새로운 버릇이 생겼다. 무엇이든 새로운 걸 시도할 때 '안전'을 가장 우선시하게 됐다. 그는 "환자분들의 말씀을 들어보면 정말 눈 깜짝할 사이 다치신 경우가 참 많다"며 "이때까지 아무 일 없었으니까 괜찮겠지 하는 방심이 사고를 일으킨다"고 말했다.

전 과장은 "사업주의 적극적인 산재예방에 대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며 "산재 사망사고가 일어나는 경우를 돌아보면 업무를 빨리 하기 위해 안전장치를 신경 쓰지 않았다는 경우를 많이 전해 듣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외국인 노동자분들은 우리나라에 돈을 벌러 오신 게 목적이라 아주 어려운 일에 일선으로 투입된다"며 "신체가 일부가 절단되는 등 안타까운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재활치료에도 타이밍이 있다. 그는 "재활 과정이 두려워 미리 포기하시는 환자분들께 늘 함께 같이 가보자고 말씀을 드린다"며 "시도도 안하면 나중에 후회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 과장은 올해 전국 10개 공단 병원 230여명의 의사 가운데 '최고의 의사'로 선정됐다. 그는 기나긴 치료의 과정에서 '공감'과 '고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여러 치료 방향 중 환자분께 가장 적절한 방법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그 선택이 옳았는지 계속 생각한다"며 "퇴근하고 나서 문득 떠오르고 가끔은 꿈에도 나오기도 하는데, 아마 직업병이지 않을까 싶다"며 미소를 띠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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