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친환경 소비 관심 커지며
화장품 업계에도 친환경 바람
종이팩, 종이튜브 등 친환경 용기 늘어나
화장품 업계에도 친환경 바람
종이팩, 종이튜브 등 친환경 용기 늘어나
[파이낸셜뉴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2020년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화장품 용기 시장에서 플라스틱 용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59.5%로 가장 많다. 유리는 21%, 금속은 9.4% 순이다.
화장품 용기 사용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으나, 화장품 용기의 90%는 재활용이 어렵다. 화장품 본체, 뚜껑, 펌프에 각기 다른 원료가 사용되고, 내용물이 묻어 있어 재활용이 힘들기 때문이다. 화장품 용기가 일명 ‘예쁜 쓰레기’라는 오명을 갖는 이유다.
유통기간 늘리는 기술력이 관건
화장품 업계에도 친환경 소비의 바람이 불면서 여러 친환경 용기가 출시되고 있다. 대표적인 형태가 종이팩, 종이튜브다.
종이용기가 플라스틱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내용물 변질을 막는 기술력이 관건이다. 내용물 품질을 장기간 유지하기 좋은 플라스틱과 비교했을 때 종이용기는 유통기간이 짧다는 한계가 있다.
이런 이유로 화장품 업계에서는 산소 차단 능력과 내구성을 갖춘 종이용기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물론 종이용기라고 해서 100% 종이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종이로만 만든다면 내용물이 스며들거나, 화장품을 신선하게 보존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
용기 외면은 종이지만 내부는 우유팩처럼 PE 코팅을 하거나, 특수 차단 기술을 이용해 외부 기체를 차단한다. 종이에 특수 차단 기술을 접목해 용기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양을 대폭 줄이는 방식이다.
국내 한 화장품 기업은 지난 3월 기존 용기와 비교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70% 낮춘 종이튜브 기술을 개발했다. 최장 36개월 유통이 가능하기에 기존 종이용기가 가진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예쁜 쓰레기는 이제 그만
종이용기 화장품을 사용해보기 전에는 화장품의 변질 우려보다 내구성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종이라는 인식 때문에 용기가 쉽게 찢어지거나 훼손될 것 같았다.
종이용기에 담긴 로션 제품을 구입해 가방에 넣어 가지고 다녀 보았다. 일주일 사용해 본 결과, 예상보다 튼튼했고 의도적으로 찢어보았을 때도 아주 강한 힘을 주지 않는 이상 파손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적게 나온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았다. 내용물이 나오는 입구 부분을 제외하고는 제품에 플라스틱이 거의 없었다. 뚜껑은 캔, 본체는 코팅된 종이라서 다 사용하고 난 뒤 분리배출해 주면 된다.
제조 후 폐기까지 기간이 짧은 화장품 용기 특성상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률이 높다. 다행인 점은 올해 개정된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의 영향으로 화장품 업계에서 친환경 용기로의 전환을 앞당기고 있다.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는 생산자가 제품 생산뿐만 아니라 소비 후 재활용과 폐기에도 책임을 지도록 한다. 업계는 이외에도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공병 회수 프로그램 시행, 리필 문화 확산 등 다각적인 개선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포장재와 관련한 세계적 정책 경향과도 맞물려 있다. 미국의 경우 플라스틱 용기 및 포장재 저감, 재활용 확대를 위한 주 및 지방 정부의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2030년까지 모든 플라스틱 포장재를 재사용 가능한 것으로 교체하고, 비용 효율적인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한 '플라스틱 배출 전략'을 2018년부터 시행 중이다.
sun@fnnews.com 양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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