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관자놀이, 눈밑 도드라진 혈관...신경쓰인다면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30 05:00

수정 2021.10.30 05:00

관자놀이, 눈밑 도드라진 혈관...신경쓰인다면


[파이낸셜뉴스] 30대 초반의 직장여성 김모씨는 미모의 얼굴에도 불구하고 사무실 직원들 사이에 '핏대'라는 별명으로 통한다. 조금만 소리를 높여 얘기해도 관자놀이 주변 핏줄이 금세 터질 것처럼 파랗게 튀어나오는 탓이다. 핏줄이 튀어나왔다고 해서 딱히 건강에 지장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평상시에도 혈관이 도드라져 있어 남들 보기에 화가 났거나 흥분한 것처럼 보이는 탓에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

얼굴의 혈관은 몸통이나 사지에 비해 많이 발달, 분포돼 있다. 유독 튀어 올라온 얼굴 혈관은 건강 상 별 문제가 없지만 타인의 시선 때문에 한 번쯤 고민하게 되는 부위다. 눈밑 혈관이 튀어 나오고 푸르게 보일 경우 화장만으로는 감추기 어렵다.
이 때문에 세안을 할 때마다 스트레스가 가중된다고 호소한다.

관자놀이 인근 도드라진 혈관과 눈밑에 검게 드리운 다크서클을 동시에 없애고 싶어하는 사람이 꽤 많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은 "흔히 얼굴에 핏대가 섰다고 말하는 것은 얼굴혈관이 튀어나오는 것으로 특정한 질병이 있어서라기보다는 유전적 체질에서 오는 것으로 추측된다"며 "대체로 마른 사람에서 잘 나타나는 경향을 보이며 나이가 들수록 피하지방층이 얇아지면서 정맥이 비쳐 보이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순히 얼굴 혈관이 도드라져 보인다고 해서 당장 건강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이로 인해 받게 되는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혈관 부위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료를 받아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얼굴혈관이 튀어나오는 증상은 얼굴 어디든지 생길 수 있지만 특히 눈밑, 코옆, 관자놀이, 이마, 볼 등에 주로 발생한다. 이밖에 다리의 모세혈관, 손등 정맥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흥분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얼굴혈관이 남들에 비해 튀어 나온 경우 아무런 질병이 아닐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때로는 혈관종 또는 혈관확장증, 망상형 정맥류, 거미혈관종 등 다양한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눈밑 반달 모양의 부분이 어둡게 보이는 다크서클은 눈 또는 피부에 있는 정맥혈관이 늘어나 검푸른 빛을 띠고 피부 밖으로 비쳐 보이거나 피부염이 오래 진행됐거나 기미·주근깨·검버섯 등 피부 자체에 멜라닌 색소가 침착된 경우에 발생한다.

이밖에 손등 혈관이 튀어 나온 경우는 장시간 팔을 무리하게 사용해 발생한 관절통 또는 신경통 증상이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정맥류처럼 판막이 망가져 발생하는 혈액순환장애가 원인인 경우는 없다.

이처럼 관자놀이 등에 얼굴혈관이 튀어나왔다면 적절한 치료를 위해 정확한 진단부터 이뤄져야 한다. 이들 질환에 대한 진단은 도플러검사, 초음파 혈류검사 등으로 한다.

원인이 파악되면 약물주사요법, 레이저치료, 고주파치료, 미세절개혈관수술 등 그에 따른 치료를 시행한다. 이들 치료는 각기 치료법에 따라 경과와 예후가 다를 수 있어 최적의 치료법을 선택하려면 혈관성형 전문의와 상담하는 게 추천된다.

예컨대 눈밑에 발생한 다크서클이 정맥혈관에 의한 문제라면 정맥에 약물을 직접 주입해 혈관을 굳혀 서서히 없애는 혈관경화요법을 시행한다. 눈밑지방이 심한 게 원인이라면 지방제거술을 동원한다.


심 원장은 "관자놀이 등 얼굴에 혈관이 도드라지게 튀어나오거나 눈 밑에 다크서클이 검게 생겨도 대부분 직접적인 통증이 없다는 이유로 병원을 찾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증상을 방치할 경우 대인관계는 물론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도 있고 스트레스가 심화되는 만큼 증상이 나타나면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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