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고궁박물관 3일부터 전시
[파이낸셜뉴스] 지난 6월 서울 인사동에서 출토되어 언론과 국민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던 조선 시대 주요 금속 유물들이 출토 5개월 만에 국민에게 공개된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과 (재)수도문물연구원은 오는 3일부터 12월 31일까지 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 Ⅱ에서 지난 6월 서울특별시 인사동에서 발굴한 유물 1,755점을 모두 선보이는 ‘인사동 출토유물 공개전’을 연다.
전시는 1부 ‘인사동 발굴로 드러난 조선 전기 금속활자’, 2부 ‘일성정시의와 조선 전기 천문학’ 등 총 2부로 구성하였다. 지난 6월 발굴 당시, 한글 금속활자를 구성하던 다양한 크기의 활자가 모두 출토된 점, 훈민정음 창제 시기인 15세기에 한정되어 사용되던 동국정운식 표기법을 쓴 금속활자가 실물로 확인된 점 등은 최초의 사례로 주목을 받았다. 이번 전시에서는 당시 화제를 모았던 금속활자들을 한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1부에서는 한 점의 깨진 도기항아리가 등장하는데, 발굴 당시에 금속활자들이 담겨져 있던 그릇이다. 그릇을 지나면 제작 시기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1300여 점의 활자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맞은편에는 주조 시기가 밝혀진 304점의 갑인자와 을유자, 을해자 활자가 전시돼 있다.
주조시기를 알 수 있는 활자는 갑인자(1434, 세종 16년) 48점, 을해자(1455, 세조 1년) 42점, 을유자(1465, 세조 11년) 214점이다. 활자 중 ‘火’(화)·‘陰’(음) 두 글자는 갑인자로 찍은 근사록(1435, 보물, 국립고궁박물관 소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이 두 글자를 포함해 형태와 모양이 같은 활자 48점을 골라 책자와 함께 전시했다.
을해자와 을유자로 확인된 활자는 능엄경(1461, 보물, 서울역사박물관 소장)과 원각경(1465, 보물, 호림박물관 소장)에 찍힌 글자를 확인했고, 해당 활자들이 을해자와 을유자임을 보여주고 있다.
전시된 금속활자를 관람객들이 더 잘 볼 수 있도록 전시장 여러 곳에 확대경과 사진을 담은 휴대용컴퓨터를 비치하였다. 또한, 주조를 담당했던 ‘주자소 현판’과 조선 시대 활자 주조의 연혁이 적혀 있는 ‘주자사실 현판’도 이번 전시를 통하여 볼 수 있다.
2부에서는 조선 전기 과학기술을 알려주는 유물들을 소개한다, 특히, 주목되는 유물은 ‘일성정시의(日星定時儀)’다. 1437년(세종 19)에 국왕의 명으로 처음 제작된 주야겸용 시계로 중국에서 전래된 혼천의와 간의의 기능을 향상시키고 크기를 소형화한 시계다.
낮에는 해 그림자로, 밤에는 별을 관측해 시간을 측정하던 기구로, 그동안 기록으로만 확인되다가 처음으로 실물이 출토됐다. 비록 3개의 고리 중 한 개는 일부만 출토됐지만 다행히도 전체 모습은 알 수 있다.
일성정시의의 사용 방법을 알 수 있도록 박물관 소장품인 ‘소일영’(小日影)을 전시하였다. 해시계인 소일영은 눈금표가 새겨진 둥근 고리와 받침대, 석제 받침대로 구성되어 있는데, 전체를 한꺼번에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밖에 직사각형에 일정한 간격으로 구멍이 뚫려 있는 자동 물시계 부속품인 ‘일전(一箭)’을 볼 수 있다. 자동 물시계에는 시간을 알려주는 인형이 있는데, ‘일전’은 바로 그 인형을 작동시키는 구슬을 방출하는 부품이다. 이 일전이 자동물시계의 어느 부분에 해당하는지, 작동 원리는 무엇인지를 담은 영상도 공개된다.
공개유물 가운데 제작 연대가 확실한 1점의 승자총통(1583)과 7점의 소승자총통(1588)도 볼 수 있다. 이 총통에는 제작 연도, 제작한 장인의 이름, 총통의 무게와 화약량 등이 기록되어 있다. 더불어 제작 연도(1535)가 적혀진 동종 파편과 조선통보, 정륭원보 등 금속화폐도 볼 수 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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