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측 "사전 공모 안 해..부축하는 과정" 주장
방조혐의도 부인..현장 CCTV 열람 요청
방조혐의도 부인..현장 CCTV 열람 요청
[파이낸셜뉴스] 동사무소 등에서 동료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금천구 공무원들이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다.
2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이상주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상 특수준강제추행 등 혐의로 기소된 전 금천구 공무원 3명에 대한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피고 측은 대체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다만 '계획 범죄' 여부는 부인했다.
6급 공무원 정모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에 대해 모두 인정한다"면서도 "사전 공모가 없었고 회식 자리에서 피해자를 안전 귀가 시키려 부축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일어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처음부터 (피해자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 강제추행하거나 피고인들과 공모해 체계적으로 (역할을) 분담할 수 없었다"며 "재판부가 그 부분을 판단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재판에선 5급 공무원 이모씨에 대한 방조 혐의와 폐쇄회로(CC)TV 열람 등이 쟁점이 됐다.
검찰 측은 "이씨는 술자리를 주재했고 피해자를 불러낸 뒤 양주를 제공해 만취하게 했다"며 "상급자로서 부하직원을 보호하지 않았고 피해자 허리를 잡는 등 범행을 용이하게 했다"며 방조 혐의 공소 이유를 밝혔다.
또 "동사무소 내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선 이씨가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본다"며 관련 판례 등을 증거자료로 재판부에 제시했다.
이에 이씨 측 변호인은 반론권을 위해 현장 CCTV 등 열람 및 등사 등을 요구했다. 다만 피해자 변호인 측은 CCTV 복사본에 대한 외부 유출 우려와 피해자 고통 등을 이유로 반발했다. 재판부는 검찰 측에 피고 측 변호인에게 충분한 CCTV 열람시간과 장소를 제공토록 했다.
이들에 대한 다음 공판 기일은 오는 30일 오후에 열릴 예정이다.
한편 세 사람은 금천구청과 주민센터에서 근무하던 지난 5월 직장 동료인 피해자를 술자리에 불러낸 뒤 성추행하거나 방조한 혐의로 피소됐다. 금천구는 지난 7월 이들을 직위해제했고 법원은 8월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