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조금 내 미안하다며 밥 안 먹고 간 친구
5년 후 택배엔 명이 옷과 편지 보내
주인공은 영화 '비스티보이즈' 원작 작가 소재원
[파이낸셜뉴스]
5년 후 택배엔 명이 옷과 편지 보내
주인공은 영화 '비스티보이즈' 원작 작가 소재원
형편이 넉넉지 않은 친구가 결혼 축하의 의미로 보여준 성의에 감동을 받았다는 사연이 전해지면서 누리꾼들이 훈훈해하고 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저런 친구가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부럽다"며 이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오늘 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보면 '결혼식에 와서 3만 원을 내고 간 친구'라는 제목의 글이 눈에 띈다. 이 사연의 주인공은 영화 '비스티보이즈'와 '소원', '터널'의 원작 작가로 유명한 소재원 작가다. 그는 같은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게재했다.
소 작가는 "결혼식 때 3만 원을 내고 식비가 더 나온다며 밥을 먹지 않고 가려는 친구가 있었다. 유일하게 고향에서 올라온 몇 안 되는 친구여서 난 억지로 녀석을 잡아 절대 가면 안 된다고 식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라고 했다"고 적었다.
이어 소 작가는 "친구는 '야간일 들어가야 해서 먼저 간다. 미안하다. 진심으로 축하해. 넉넉하지 못해 작게 내서 미안하다. 그래도 마음만은 아끼지 않고 축하한다'는 편지만 남긴 채 야속하게도 식이 끝나기도 전에 가버렸다"고 했다.
사실 소 작가는 친구에게 청첩장을 보내지 않았다고 한다. 친구의 어려운 형편을 알기에 부담을 주기 싫어서였다. 그런데 친구는 신문 기사를 통해 A씨의 결혼 소식을 알고 결혼식에 찾아왔다.
소 작가는 "가난해 본 사람은 안다. 못해도 왕복 차비를 합쳐 10만 원은 썼을 텐데 친구에게 그 돈은 많은 부담이 됐을 것이다"며 눈물이 났다고 고백했다.
소 작가에 따르면 친구는 지난해 자신의 집으로 선물도 보냈다. 소 작가는 "택배를 뜯어보니 따뜻해 보이는 명이 옷이 들어 있었다. 함께 온 편지에는 '요즘 애들은 메이커 입힌다는데 미안하다. 그래도 장날에 나와서 돌아다니는데 아기 옷이 눈에 보였다. 안 살 수가 없더라. 밖에 입히고 돌아다니기 좀 그러면 집에서만 입혀'라고 적혀 있었다"며 "눈물이 핑 돌았다. 친구는 내 눈물을 빼내는 마법을 부리는 얄미운 녀석이다. 아내가 손빨래를 했다. 내일 건조되면 입히고 나가 사진을 찍어 보내주자고 했다"고 밝혔다.
한편, 소 작가는 지난 2015년 결혼했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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