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대여업체 에이비스버짓 주가 폭등으로 뉴욕의 한 헤지펀드가 2일(이하 현지시간) 50억달러(약 5조8800억원) 평가차익을 거뒀다.
이날 에이비스는 3·4분기 순익이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를 2배 넘게 웃돈 것으로 나타나 주가가 장중 3배 넘게 폭등했다. 이후 상승폭이 좁혀지기는 했지만 2배 폭등한 357.71달러로 마감했다.
에이비스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실적이 급격히 악화한 대표적인 렌털카 업체 가운데 하나다.
지난주 테슬라 전기차 10만대를 내년말까지 인도받기로 했다고 밝혀 주가가 뛰고 있는 허츠는 지난해 팬데믹 충격으로 파산보호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자동차 대여업계는 올들어 확실한 전환에 성공했고, 덕분에 헐 값에 지분을 사들인 헤지펀드들이 대박을 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카티크 라마크리슈나 사르마가 운용하는 SRS투자운용이 2일 에이비스 주가 폭등으로 50억달러가 넘는 평가차익을 기록했다. 샤르마는 유명 헤지펀드인 타이거글로벌매니지먼트 출신이다.
■ 에이비스, 주가 2배 폭등
에이비스는 이날 호재가 쏟아졌다.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을 2배 이상 웃돈 순익을 발표한데다 허츠 주가 급등 바탕이 됐던 전기차 전환 계획도 내놨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전기차를 확보해 수요를 더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더해 이사회는 10억달러 자사주 추가 매입을 승인했다.
게임스톱, AMC엔터테인먼트 등의 주가 급등을 불렀던 공매도압박 호재까지 겹쳤다.
S3파트너스에 따르면 에이비스 공매도 규모는 전체 유통주식의 21%에 이른다.
올들어 주식시장의 화두 가운데 하나인 레딧주(밈주) 가운데 하나로 에이비스가 자리잡고 있음을 시사한다.
■ 최대 주주 SRS도 대박
덕분에 이름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헤지펀드 SRS까지 대박을 쳤다.
2006년 사르마가 설립한 SRS는 에이비스 지분 27.7%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SRS의 지분 가치는 장중 에이비스 주가가 545달러를 기록했을 때를 기준으로 하면 약 100억달러에 이른다.
SRS는 에이비스 지분 1840만주를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주식 스와프를 통해 1130만주를 추가로 확보한 상태다. 지분 비중으로는 기존 지분 27.7%에 16.3%를 더했다.
SRS의 에이비스 투자는 10년이 넘었다.
2010년 첫 지분 인수에 나섰고, 2016년에는 행동주의 투자자 역할을 했다. 지분 확보를 위해 스와프를 적극 활용했고, 이사회 진출도 노렸다.
SRS가 지분 확보를 통해 에이비스 경영에 영향력을 높이기 시작한 2016년 에이비스 주가는 약 28달러였다.
한편 주식 스와프는 주식을 직접 보유하지 않아도 투자자가 주식을 보유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수십억달러 손실을 내고 파산한 빌 황의 아케고스자본운용 사례에서 보듯 경우에 따라 심각한 손실을 낼 위험 역시 상존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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