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저.. 치킨 시키려는데요" 112에 걸려온 전화, 경찰은 직감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03 07:25

수정 2021.11.03 09:13

"저.. 치킨 시키려는데요" 112에 걸려온 전화, 경찰은 직감했다

"저.. 치킨을 시키려고 하는데요"

지난 3월 6일 한밤 중 경기남부경찰청 112치안종합실. 수화기를 집어든 남상윤 경사에게 신고자가 겨우 입을 떼며 이렇게 말했다. 수화기 너머 여성은 떨리는 목소리였다. 112 상황실에는 하루에도 수십통의 장난전화가 쏟아지지만 남 경사는 이것이 긴급 상황이라는 걸 직감했다고 한다.

“어디로 가져다드릴까요? 누가 드실 건가요?” 남 경사가 답했다. “옆에 남자친구가 있나요?”라고도 물었다.
여성은 “남편이 먹고 싶다고 한다”고 답했다. 목소리엔 울먹임이 느껴졌다. 남 경사는 여성이 있는 곳 주소를 확인한 뒤 전화를 끊고 현장에 경찰관이 출동하도록 조치했다.

남 경사의 직감은 맞아떨어졌다. 도착한 현장에선 술에 취한 남성이 흉기를 들고 “아버지를 찌르겠다”고 소리치고 있었다. 신고 여성 남편이었다.
신고자는 흥분한 남편을 진정시키고자 치킨 주문 시늉을 하며 경찰에 신고했던 것이다. 남편은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이 같은 일화는 경찰청이 창설 64주년을 맞아 지난 2일 발간한 112 우수사례 모음집 ‘112 소리를 보는 사람들’에 담겼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