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일변도 수입 의존 탓
국내 생산시설 1곳도 없어
국내 생산시설 1곳도 없어
석탄에서 암모니아를 추출해 생산하는 요소는 디젤엔진 차량에 의무 장착하는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에 들어가는 요소수의 주원료다. 요소수 수급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현재 운행되는 화물차 330만대 중 60%인 200만대의 운행이 멈출 수도 있다. 국내 요소 수입량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중국은 호주와의 갈등으로 석탄 가격이 급등하자 수출 검사 의무화 조치를 취해 사실상 수출 제한에 나섰다. 또 다른 수입처인 인도네시아도 마찬가지다.
요소수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주유소에서 10리터에 8000원 안팎이던 요소수는 10배 이상 치솟았다. 주유소에서 구하기 어렵고, 온라인 사이트에서는 10리터 한 박스에 8만∼10만원을 호가하는 실정이다. 배송 수요가 몰리는 연말을 앞두고 부르는 게 값이다. 국내 업체들이 보유한 요소수 재고는 1∼2개월치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화물운송 시장이 멈추는 물류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산업 현장에서 원자재와 제품을 이송하는 화물차량의 발이 묶이면 택배 등 생활·유통 시장뿐만 아니라 업종을 불문하고 생산부터 유통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천문학적인 피해가 발생한다. 2012년 화물파업 당시 물류의 20%가 멈췄을 때 피해액이 1120억원으로 추정된 것을 보면 60%의 차량이 멈췄을 때의 파장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정부는 산업용 요소를 차량용으로 전환해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전문가들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맹탕대책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산업용 요소를 사용하면 SCR 장치에 고장을 일으킬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외교 경로를 총동원해 중국으로부터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최선책이다. 품귀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에 대비해 러시아 등 다양한 국가를 대상으로 요소 수입처를 다변화하는 방안도 병행해야 한다. 국내에는 요소 생산업체가 단 1곳도 없다는 눈 앞의 현실이 딱하기 그지없다. 국내 유일의 요소 생산업체인 롯데정밀화학이 중국과의 가격 경쟁력에 밀려 지난 2014년 생산을 중단했다고 한다. 요소 같은 산업 필수품목은 일정 부분 자급할 수 있는 산업구조를 갖추는 게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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