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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때문에 치료 포기하는 환자 없어야죠" [fn이사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03 18:35

수정 2021.11.03 18:35

박소라 세브란스병원 사회사업팀장
"돈 때문에 치료 포기하는 환자 없어야죠" [fn이사람]
"돈이 없어 치료를 못 받고 그냥 퇴원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고액의 수술비를 감당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박소라 세브란스병원 사회사업팀장(사진)은 "원내 후원금이나 정부 지원금으로 어떤 형태로든 지원한다"며 어려운 이들을 위한 치료비 지원대책이 있음을 적극 강조했다.

올해로 29년차 베테랑인 박소라 팀장은 '의료사회복지사'와 '정신건강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모두 갖춘 전문가로, 사회사업팀에서 경제적 문제나 심리적 문제로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하는 환자들을 집중 지원한다.

박 팀장은 "경제적 어려움이나,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병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없어 나에게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이럴 때 가족과 상의해서 빠르게 수술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가족 내 갈등이 있어 치료 적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아 저희가 상담을 거쳐 진료비를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수술비 등 치료비가 무조건 전액 무료로 지원되는 것은 아니다.

여러 기업과 개인 후원자, 병원 직원들이 본봉 1%씩 기부한 후원금을 토대로 지원이 이뤄지는 가운데 지원대상의 경제적 여건과 상황에 따라 일부 또는 전액 지원된다.

박 팀장은 "저소득 계층에 무조건 지원한다기보다 환자 분의 치료계획에 따라 나오는 진료비 정도와 환자의 경제적 상황, 그리고 가족들이 도와줄 수 있는 정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며 "발생하는 진료비 전액을 지원하면 환자 분들이 의존성이 생길 수 있어 일정 부분은 최소한의 자부담으로 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병원 사회사업팀에서 여건이 어려운 환자들을 종합적으로 지원한 사례가 많다. 홀로 초등학생인 손자를 키우던 중 말기암 판정을 받은 할머니를 위해 사회사업팀에선 치료비 전액 지원은 물론, 동 주민센터·구청 등과 연락해 할머니의 아들을 찾아 손자 양육 환경까지 마련했다.

이혼 가정에서 홀로 동생을 보살피며 고등학교 졸업 이후 취업전선에 나섰던 20대 청년은 신경종양 진단을 받아 그동안 모은 돈마저 수술비로 소진하게 되자, 사회사업팀이 해당 사연을 기사화해 후원으로 수술비도 지원받게 하는 한편, 동 주민센터를 통해 청년의 모친을 찾아주기도 했다.

세브란스병원에선 60여년 전부터 사회사업팀을 꾸려 이같이 어려운 여건의 환자를 위한 지원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활동을 이끄는 박 팀장은 "저희 병원이 어려웠던 구한말 후원자에 의해 세워졌다. 이젠 저희가 마찬가지로 그동안 받은 사랑을 사회에 환원하고 되돌려준다는 생각으로 나선다"며 "어려운 환자가 오시면 적시에 적합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최선을 다해 돕는다"고 강조했다.


박 팀장의 목표는 치료 여건이 어려운 환자들의 서비스 접근성 확대다.

정부에서도 관련 사업 지원이 늘어나고 사회복지 시스템이 점차 체계를 갖춰 가면서 지방자치단체와의 연계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치료 지원 서비스가 늘고 있지만, 박 팀장은 보다 적극적인 서비스 확대를 다짐했다.


박 팀장은 "환자들이 사회사업팀을 잘 몰라 본인이 받을 서비스를 몰라서 치료도 못 받고 의료 혜택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 없도록 노력하겠다"며 "직원들도 보람을 갖고 자신들이 환자를 돕는 데 최대한 성심성의껏 지원을 잘하게 안정적으로 부서를 끌고가는 게 제 역할"이라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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