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명 테니스 선수가 전직 중국 부총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에 나섰다. 중국 공산당 고위층에 대한 첫 미투 운동이다. 중국 공산당은 이 같은 폭로에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오늘 4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테니스 선수 펑솨이는 전날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를 통해 장가오리 전 중국 국무원 부총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고 이 후 지속적인 관계를 맺어왔다고 폭로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2007년~2012년 사이 장 전 부총리가 톈진에서 근무할 당시 발생했다.
펑솨이는 "장 전 부총리가 배우자와 함께 테니스를 치자고 날 초대했고 성폭행을 했다. 그날 오후 내내 울면서 절대 동의하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그는 구체적인 시점은 명시하지 않았으며 이를 입증한 증거도 없다고 덧붙였다.
펑솨이는 장 전 부총리를 향해 "당신은 두렵지 않다고 했지만, 계란으로 바위 치기나 나방이 불꽃에 달려드는 것이겠지만 당신에 대한 진실을 말할 것이다"고 비난했다.
웨이보의 이 게시물은 몇 분 뒤 삭제됐다. 그러나 글을 캡쳐한 파일이 확산되고 있다. 공산당 지도부는 논란을 막기 위해 검열에 나섰고 펑솨이 이름과 '테니스' 등 관련 검색어를 차단했다.
장 전 부총리는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으로 재직했으며, 2018년 은퇴했다.
NYT는 "중국에는 기업이나 정부 고위직이 지위를 악용해 부하 등 여성들의 성적 호의를 입으려 하는 뿌리 깊은 가부장적 전통이 남아 있다"고 전했다.
한편, 펑솨이는 복식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던 테니스 스타로 대만인 파트너 셰쑤웨이와 함께 2013년 윔블던, 2014년 프랑스 오픈에서 복식 우승한 바 있다. 같은해 US오픈에선 단식 준결승까지 올랐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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