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상무부 겨울철 식량 비축 공지 이후 일부 지역 사재기 현상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코로나19 확산과 양안(중국 대륙과 대만) 긴장 고조로 일부 지역에서 사재기 현상이 발생하자, 중국 당국이 식량 비축량을 공개했다. 만일의 상황에 대비한 식량 비축량이 충분한 만큼 불안감을 가지지 말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4일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 등에 따르면 중국 국가식량·물자비축국은 전날 “올해 식량 비축량이 7년 연속 6500만㎏ 이상을 유지할 것”이라면서 “이는 역대 최고 수준으로, 국내 식량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완전히 충족시킨다”고 밝혔다.
당국은 또 가장 많이 소비되는 밀과 쌀의 비축 비율은 70% 이상을 상회하고, 밀의 경우 풍작이 이어지면서 현재 1년 6개월 치 소비량을 비축했다고 주장했다.
중국 당국이 식량 비축량을 공개한 것은 코로나19 지역 감염 확산으로 일부 지역에서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는 등 불안 심리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장쑤성 창저우시를 비롯해 충칭, 허난성 정저우, 안후이성 등의 대형마트에선 생필품과 식자재를 사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인터넷에는 관련 영상과 사진들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이런 현상은 중국 상무부가 지난 1일 생필품을 비축하라는 공지를 발표한 것이 사실상 화근이 됐다. 전체적인 맥락은 겨울철과 내년 봄에 대비하라는 의미였지만, 일부가 ‘대만과 전쟁’ 또는 ‘코로나19 봉쇄’ 등으로 해석하면서 사재기 현상으로 확산됐다.
창저우시 관계자는 “상무부가 지난 1일 생필품을 비축하라는 공지를 발표한 뒤로 2일에도 많은 사람이 마트에 몰려와 물건을 사 갔다”며 “또 최근 창저우에 확진자 3명이 나오면서 불안감을 느낀 시민들이 물건을 사재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도 “상무부의 생필품 비축 권고로 불안감이 확산됐고 또 최근 긴장이 고조되는 대만 문제 역시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를 부추겼다”고 전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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