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영국판 이춘재 "시신 100여구 능욕했다"...英 사회 '발칵'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08 08:43

수정 2021.11.08 08:43

[파이낸셜뉴스]
켄트주 경찰이 배포한 데이비드 풀러의 얼굴 사진 / 사진=스카이뉴스 갈무리
켄트주 경찰이 배포한 데이비드 풀러의 얼굴 사진 / 사진=스카이뉴스 갈무리
영국의 대표적인 미제 살인사건의 진범이 병원에서 일하던 시절 시신 100여구를 능욕한 사실까지 밝혀져 영국 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4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데이비드 풀러(67)는 이날 영국 켄트주 메이드스톤 법원에서 열린 원룸살인 사건의 진범이 자신이라고 자백했다.

원룸살인 사건은 1987년 두 명의 20대 여성이 5개월 간격으로 살해된 채 발견됐지만 범인이 잡히지 않아 영국의 대표적인 미제 사건으로 남아있었다.

그러나 최근 DNA 분석 기술이 발전하면서 사건 당시 채취했던 샘플 분석이 가능해졌고, 유전자가 새롭게 확인된 풀러가 지난해 12월 체포됐다.

그는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살인 혐의를 부인해왔지만 범행 34년 만인 이날 드디어 혐의를 인정했다.


풀러는 당시 사건의 피해자는 물론 자신이 최근까지 전기기술자로 일하던 병원의 영안실의 시신 100여구도 능욕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이 범행 증거는 작년 12월 풀러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나왔는데, 당시 컵 선반 뒤에 숨겨진 총 5테라이바이트(TB) 규모의 하드디스크에 풀러가 시신을 능욕하는 장면이 담겨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풀러는 2008년부터 2020년까지 이 병원에 근무하면서 다른 직원들이 퇴근한 뒤 병원을 찾아가 폐쇄회로(CC)TV를 가리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전기기술자로서 영안실 출입증을 가지고 있었다.

풀러는 범행 이후에는 시신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고인의 페이스북 계정에서 사진을 찾아보는 엽기적인 행각을 벌였다.

풀러는 재판에 넘겨지기 전 시신 능욕 51건에 대해서는 범행을 인정했지만 경찰은 피해자 수가 100명 이상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던컨 앳킨슨 검사는 "풀러의 하드드라이브를 확인했을 때 상상할 수도 없는 성적 타락의 자료가 쏟아져나왔다"며 "이런 이미지는 풀러가 정신 질환 때문이 아니라 성적 희열 때문에 범행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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