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환경

신정호 전 해군제독이 전하는 탐나는 ‘제주살이’ 비결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05 21:13

수정 2021.11.06 14:38

제주도 서울본부, 제주자연·인문학 강좌 재개 ‘성황’
5일 제주도 서울본주 주최로 열린 ‘제주 자연·인문학 강좌 1강’ [제주도 제공]
5일 제주도 서울본주 주최로 열린 ‘제주 자연·인문학 강좌 1강’ [제주도 제공]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도 서울본부(본부장 강영진)는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소재 하우스카페에서 ‘제주 자연·인문학 강좌 1강’을 가졌다.

수도권 거주 청·장년층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날 강좌는 2019년 이후 2년 만에 개최됐다. 강사는 ‘트멍에 살어리랏다’를 펴낸 신정호 전 해군제독이다.

신 전 제독은 32년의 군 생활을 마무리하고 제주로 이주해 제주의 사람들과 자연에 동화돼 살아가고 있다.

■ 32년 군 생활 마무리…제주사람·자연과 동화

신 전 제독은 제주로 이주하기 이전의 삶을 “27개의 직책을 두루 맡으며 천직 같은 군인생활을 했지만, 20번이 넘는 이사를 할 만큼 고단한 생활이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마음 한켠에 자리 잡고 있던 고향에 대한 그리움·상실감을 새로운 고향을 만들어 해소하고자 했던 신 전 제독의 ‘제주살이’ 이야기는 고향에 대한 정의로 본격 시작됐다.

신 전 제독은 고향을 내 마음이 머무르고, 이웃과 더불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곳이라고 정의했다.

신 전 제독은 제주를 새로운 고향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 지난 1년여의 시간을 공유했으며, 좋은 이웃이 되기 위해 동네 어르신과 아이들을 살뜰히 챙기고 마을행사에도 성실히 참가했다.

제주 올레와 오름들을 다니며 제주를 공부하고 이해하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다고 한다.

나그네가 아닌 정착민으로 살아가기 위해 일거리를 만들고 지역사회에 봉사도 하며 단순히 이사를 한 이주민이 아닌 진정한 제주도민으로 거듭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제주살이를 꿈꾸고 신 전 제독처럼 실천하는 사람도 적지 않지만, 정작 제주의 자연·사람과 한데 어우러져 정착해가기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해 신 전 제독은 “가장 큰 무기는 진심”이라고 강조했다.

제주올레 길을 이끄는 안내표지, 간세 [제주올레 제공]
제주올레 길을 이끄는 안내표지, 간세 [제주올레 제공]


■ 17일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 2강 진행예정

이어 올레코스 주요 길목마다 올레꾼의 발길을 안내하는 조랑말 형상의 ‘간세’처럼 살고 싶다고 말했다.

‘간세’는 제주조랑말이다. 조랑말은 작디작은 말을 뜻한다. 대개 행동이나 일 처리가 느리고 일하기 싫어하는 버릇이나 성미를 말하는 제주어다.

그렇다고 간세(조랑말)은 폐기처분되는 대상이 아니다. 소 보다는 힘이 약하고 말 보다는 느린 ‘간세’의 역할은 분명 한계가 있다. 하지만 소가 없던 제주선인들에게는 척박한 땅을 일구기 위해 없으면 안 되는 가축으로 자리매김했다.


신 전 제독은 “가끔은 게으름을 피우면서 행여 길을 잃은 사람을 보면 힘이 되어주고, 어미 ‘간세’처럼 아이들과 이웃을 사랑하며, 서부 개척자처럼 공동체를 지키며 살고 싶다”고 말했다.

제주살이를 꿈꾸는 참석자는 “신 전 제독의 강연을 통해 막연했던 제주 정착에 대한 생각이 기대로 바뀌었다”면서 “제주에 대한 진심을 키울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강영진 서울본부장은 “신 전 제독의 강좌는 제주살이를 꿈꾸고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길라잡이가 됐을 것”이라며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의 2강(17일)도 유익한 강좌를 준비하겠다”고 밝히며 많은 관심을 부탁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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