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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손은 강남, 서민은 강북급매도 못사… 대출규제가 갈랐다 [서울 집값 양극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07 18:03

수정 2021.11.07 18:03

전문가 "공급 늦으면 더 악화"
큰손은 강남, 서민은 강북급매도 못사… 대출규제가 갈랐다 [서울 집값 양극화]
전국 집값 향방을 주도하는 서울의 부동산 시장이 최근 신고가 행진과 거래절벽 속 급매물이 공존하는 양극화라는 이례적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를 두고 한쪽에선 지난 4년간 부동산 과열장의 종말을 알리는 신호라는 해석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선 집값 피로감 등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

일단, 전문가들은 최근 서울의 부동산 시장 양극화 현상을 '대출규제'의 영향이라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정부의 양도소득세 및 대출규제 강화 여파로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경향이 가속화되면서 강남권 고가 주택과 강북권 저가 주택의 가격 격차가 한동안 더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대출규제'가 거래 양극화 불렀다

7일 국회와 정부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매매거래 중 직전 거래보다 낮춰 체결된 계약 비중은 지난 8월 25.8%에서 9월 28.8%로 늘어났으며, 10월(3주 기준)엔 38.4%까지 올라갔다.
실제 서울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실거래가 하락도 포착된다. 은평구 응암동 백련산힐스테이트2차 전용 84㎡는 지난달 30일 9억9000만원(9층)에 손바뀜되면서 지난 8월 27일 10억4300만원(6층)에 비해 5000만원 낮게 거래됐다. 이와 대조적으로 강남권에서는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초구 잠원동 아크로리버뷰 전용 84㎡는 지난달 37억원에 거래되며 직전 신고가(4월 거래·35억원) 대비 2억원이 오르며 신고가를 경신했고, 강남구 삼성동 삼성힐스테이트2단지 84㎡도 지난달 29억원에 거래돼 지난 8월 같은 면적 신고가(26억원)를 뛰어넘었다.

이처럼 서울 내에서 지역별로 주택 거래가격 양극화는 지난 9월을 기점으로 뚜렷해지고 있다. 이를 두고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매도세와 매수세가 힘겨루기에 들어간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서 교수는 "대출규제와 세금 중과 등으로 일부 지역의 물량이 쌓이면서 가격을 낮춘 거래가 나오고 있고, 거래절벽 상황에서도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사람은 여전히 있다 보니 강남에선 매물이 없는 상황에서도 신고가가 계속 나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도 "실수요자들이 많이 들어갔던 지역에서 최근 수요 이탈 현상이 많은데, 이는 서민들이 대출규제에 취약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기준 강화 등 대출규제가 소위 '현금부자'보다는 실수요자인 서민들의 주거 문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대출규제로 주택 구매에 실제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주택을 내놓는 반면, 대출과 무관하게 15억원 이상의 주택 구매 여력이 있는 사람들이 강남에서 높은 가격에 주택을 사는 게 현주소"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서울 부동산 거래 시장의 양극화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역별 집값 상승의 양극화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더 심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세계적으로 돈이 많이 풀렸고, 정부 규제로 집 한채밖에 못사는 상황에선 고가 주택의 가격 상승이 더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양극화 해결책도 공급 확대뿐

전문가들은 집값 양극화의 해법도 결국은 공급 확대뿐이라는 지적이다.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신축이나 재건축을 원활하게 해 공급을 늘려야 하고, 생애주기에 따라서 20~30대의 내집 마련 수요가 이탈해야 한다"며 "2030이 주택 매매를 서두르지 않는 환경이 조성되려면 미분양 물량이 조금 쌓이고, 특히 서울의 청약시장 경쟁률이 10대 1 수준까지 떨어져야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시장 친화적인 조세정책과 정책금융을 통한 해결책도 제시됐다. 서진형 교수는 "보유세를 높이고 거래세를 낮춰서 재고주택 거래가 원활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해 수요자 중심의 시장으로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무리하게 인위적으로 공급을 늘리는 방법보다는 포용적 금융을 통해 일부 쏠림현상을 해결해주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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