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고양=강근주 기자】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는데, 출입자 관리는 제대로 안 되고 있거든요. 추석연휴도 다가와 봉안시설이나 재래시장 같은 곳은 이대로라면 정말 위험할 텐데…. 다른 새로운, 더 효율적인 방법이 없을까요?”
재난회의에서 이렇게 시작된 출입관리시스템 ‘안심콜’은 작년 도입 이후 혁신 방역사례로 부각됐다. 이후 전국 지자체 및 민간기업으로 빠르게 전파됐다. 안심콜은 이제 대한민국 표준 방역시스템 한 축이 됐다. 고양시는 7일 현재 ‘안심콜 출입관리시스템’을 전국 243개 지자체 중 212개 지자체에서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안심콜 등 혁신적인 안심방역 시리즈를 전국 최초로 선보이며 고양시는 K-방역 선두주자로 떠올랐다”며 “앞으로는 위드 코로나 시대에 걸맞은 혁신 정책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재난회의 ‘안심콜’ 잉태…시장 강력 추진
고양시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작년 추석연휴를 앞두고 새로운 출입자 관리시스템 마련에 머리를 모았다. 기존 출입자 관리방식은 허점이 많아 연휴에 사람이 몰릴 경우 실효성이 떨어져 집단감염이 우려됐다.
QR코드는 노인-시각장애인 등 디지털 취약계층에는 사용이 어렵고, 업소도 인식할 수 있는 기기가 별도로 필요해 불편이 많았다. 수기명부는 개인정보 노출 때문에 허위로 작성하거나 작성을 꺼리는 경우가 많아 안내 인력이 별도로 요구됐다.
고민을 거듭하던 와중에 작년 8월24일 재난회의에서 이재준 고양시장은 전화를 걸면 부재중 기록이 남는다는 점에서 착안, 전화를 활용한 출입관리 방안을 검토하도록 제안했다.
당시 관련부서는 새 제안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 관련 법 검토 등 실무상 어려움도 있고, 새 시스템 구축에 대한 부담도 작용했다. 이재준 시장은 충분히 실현 가능성이 있으며 실익이 크다고 판단해 ‘안심콜’이란 이름을 붙여 적극 추진에 나섰다. 재난회의를 주재할 때마다 안심콜 도입을 독려했다.
결국 9월2일 고령층이 많은 전통시장 3곳과 일산상점가 1곳에서 안심콜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고양시에서 사용하던 기존 회선에 시범운영을 위한 번호만 더하고 정보는 고양시 서버에 저장하도록 했다.
전화 한 통만 하면 되니 이용이 간편해 호응을 얻었다. 인증 시간도 10초면 충분해 입구에 사람이 몰릴 우려도 적었다. 저장된 정보는 4주 뒤 자동 삭제돼 개인정보 보호 문제까지 해결됐다.
시범운영에서 실효성을 확인한 고양시는 자체적으로 확보 가능한 전용회선을 전부 동원해 공공기관-대형마트 등 200여곳에 안심콜을 확대했다. 다만 전용회선에 한계가 있어 관내 소상공인에게 전면 확대 적용은 어려웠다.
작년 11월 고양시는 KT와 협상을 통해 1만8000개 회선을 확보해 요식업-서비스업 등 고위험시설 13개 업종에 번호를 보급했다. 재난관리기금 3억3600만원을 활용, 이용료를 고양시가 부담해 영업주 부담도 없앴다. 지난 5월에는 KT와 MOU를 체결, 총 4만 회선을 확보해 안심콜 확산을 추진했다.
◇도입 2주 만에 방역 우수사례로 극찬… 전국 표준시스템으로 정착
안심콜은 현재 전국 212개 지자체, 민간기업 4만8000개에서 이용 중이며 전국 일평균 콜 수는 600만건에 달한다. 고양시 관내 3만개 업소에 안심콜 번호가 부여됐으며 고양시 누적 콜 수는 6580만건을 넘어선다.
작년 9월 도입 2주 만에 안심콜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코로나19 방역 우수사례로 소개되고, 타 기관도 활용이 제안됐다. 특히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전국 확산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고양시는 안심콜을 정부 방역지침에 포함하라고 지속 요청했다. 올해 3월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기본방역수칙’에 안심콜을 반영해 기존 출입자 관리방식과 함께 출입자 관리방식 표준이 됐다.
7월에는 김부겸 국무총리가 고양시 안심방역 현장에 들러 직접 안심콜을 사용해 보는 등 운영현황을 점검했다. 이를 계기로 백화점-대형마트 등 대규모 점포에 안심콜 설치가 의무화됐다. 의무화 이후 일평균 콜 수는 2배가량 급증했다.
고양시 안심콜은 현장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적극 수용해 새로운 방역체계를 구축해 집단감염까지 예방했다는 점에서 위드 코로나 진입에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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