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오래 다니면 월급 오르는 연공체계, "청년고용 막는 장애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08 13:31

수정 2021.11.08 13:31

오래 다니면 월급 오르는 연공체계, "청년고용 막는 장애물"

[파이낸셜뉴스] 우리나라의 연공 임금 체계가 청년고용과 정년연장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공성은 현재 직장에서 근속년수가 증가함에 따라 자동적으로 임금이 상승하는 경향을 말한다.

한국경제연구원은 8일 한국산업기술대학교 이상희 교수에게 의뢰한 '경제환경 변화에 대응한 임금체계 개편 방안' 보고서에서 국내의 연공성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에서는 근속연수가 10년에서 20년으로 증가하면 연수 증가만으로 임금이 15.1%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이는 연공성 기준으로 OECD 조사대상국 28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OECD 평균은 5.9%로 우리나라의 연공성이 2배 이상 높다.

이어 보고서는 국내 호봉제는 근속에 따른 연공성이 강하기 때문에 연공임금이 고령층에는 조기퇴직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년연장 강행 시 청년층에 심각한 고용창출 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우려했다.

보고서는 미국의 시장에 의한 직무임금평가, 독일의 통일적 산별교섭을 통한 직무급 설정, 영국의 독일형과 미국형을 혼합한 직무급 등은 노사관계의 개별화 및 분권화와 같은 경제환경 변화에 맞게 임금체계 개선이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연공임금 관행을 가진 일본도 기업경쟁력 차원에서 직무나 역할 요소 반영에 노력해 연공성을 약화시키는 효과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주요 선진국의 임금체계 개선 과정에서 미국의 시장임금정보, 독일의 직무급 협약임금, 영국의 협약과 시장임금을 반영한 직무급, 일본의 기업 간 임금조정 기능 등은 노동시장 이중화 방지 기능의 역할도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국내의 호봉제 임금체계는 생산성과의 괴리로 정규직 보상에도 비합리적이며, 청년고용과의 갈등은 물론 조기퇴직 등으로 고령자 고용에도 부정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상희 교수는 "우리나라는 일본과 유사한 기업중심의 연공 임금 체계이지만 일본과 같은 임금커브형 인사 관리나 기업 간 조정 관행도 없다"며 "우리는 유럽과 같은 산별교섭을 통한 협약임금제도 아니며 미국 영국과 같이 시장 임금이 잘 반영되는 구조로 보기도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또 "향후 임금 체계 개편 논의와 정책 추진 시에는 노사대표만이 아니라 청년과 고령층 등 일자리 경쟁관계에 있는 전국민적 여론을 수렴할 수 있는 방안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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