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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요소 공급난…제주 감귤·월동채소·양돈농가도 불안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09 03:09

수정 2021.11.09 03:09

요소비료 품귀, “먹거리 물가 또 오르나” 
제주도내 일선 지역농협 재고량도 바닥
제주시 구좌읍 당근 수확 현장 /사진=fnDB
제주시 구좌읍 당근 수확 현장 /사진=fnDB

■ 물류대란에 제주 1차산업도 타격

[제주=좌승훈 기자] 중국발 요소 공급난이 장기화된다면 화물대란과 함께 먹거리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국이 요소에 대한 수출 전 검사를 의무화하면서 수급 문제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내 지역농협마다 요소비료 품귀로 번지면서 작물 생육 부진을 우려하고 있다.

8일 농협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요소수 대란 이후 비료 공급이 끊겨 올해 확보한 요소비료(20kg) 31만941포대 가운데 남은 물량은 8271포대(11월 5일 기준)다.

이에 따라 일부 지역농협에서 요소비료 사재기 방지와 원활한 물량 공급을 위해 1인당 비료 구매 수량을 20포로 제한해 왔지만, 8일 현재 아예 재고가 바닥난 상태다.

농협은 생산업체에서 비료를 대량 구매한 뒤 농민에게 되 팔고 있다.

요소비료는 국내 단일비료 공급량의 80%를 차지하기 때문에 요소가 없으면 비료를 생산할 수 없다. 따라서 하지만 요소 부족 사태가 지속될 경우 내년에는 비료 공급이 대폭 줄 수밖에 없다.

실제로 감귤 품종 중 수확 시기가 가장 빠른 '극조생'을 재배해 이미 출하를 마친 도내 농가들은 내년 농사를 위해 당장 요소비료를 뿌려야 할 상황이다.


요소비료를 뿌리지 못하면, 내년도 생산량(착과)과 상품성(비대불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수세 회복을 위해 요소비료를 뿌려줘야 하는데 농가마다 비료를 제때 확보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제주축협 육가공공장 /사진=fnDB
제주축협 육가공공장 /사진=fnDB

■ 내년 농번기 앞두고 수급난 우려

특히 내년 2월부터는 한라봉·천혜향·레드향과 같은 만감류를 시작으로 한 해 비료량의 절반을 투입하는 ‘봄 비료’를 뿌려야 해 자칫 품귀 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피해가 불가피하다.

감귤 주산지인 서귀포시 효돈농협은 4500포(20㎏들이) 가량 남아있던 요소비료가 현재는 아예 없다고 밝혔다.

수확을 앞둔 월동채소도 마찬가지다. 요소비료는 작물의 성장을 도와 밭작물 농사에는 필수다. 적절한 시기를 놓치면 상품성이 떨어지고 수확량도 감소한다.

농작물뿐만 아니다. 요소수를 사용해야하는 분뇨수거차량과 사료 공급 차량도 멈추게 돼 돼지고기 가격 인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도내 양돈농가는 260곳이다. 아울러 축산분뇨 수거처리시설은 ▷액비유통센터 19곳 ▷공동자원화 8곳 ▷공공처리시설 2곳 ▷에너지화 1곳 등 30곳이다.


분뇨수거가 안 되면, 분뇨가 넘쳐 환경오염이 발생하고 농가의 생존권까지 위협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제주양돈농협 측은 “다행히 초기에 요소수를 확보해 연말까지 여력은 있다”면서도 “요소수 대란이 장기화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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